하루의 끝
지친 몸을 이끌고, 침대에 앉아 고된 하루를 내려놓는다.
나는 오늘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구나.
언제나 그랬듯이 오늘도 깊은 한숨을 쉰다. 오늘 하루를 되새겨본다.
학교를 가고, 사람을 만나고, 수업을 듣고,
또... 무얼 했더라. 이런 것들은 내가 아닌 나의 육체가 한 것들이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움직이던 몸의 시간이 흐른 것이다.
잠을 자지 못하는 이 시간이 진짜 ‘나’를 생각하는 순간이다.
처음 이 생각의 시간을 갖게 된 것은 아주 사소하다.
남들처럼 살다가 남들보다 먼저 깨져 버린 마음과 그 마음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다른 이들의 기준으로 인해 나 자신이 철저히 망가지고 난 후부터였다.
깨진 조각조각이 마음을 상처 내고, 도려내고, 덧나게 하는 동안에도 억지로 끼워 맞춰지는 모습을 나는 지켜만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