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아주 긴 장마였을 뿐이라고
이렇게 적기로 한다.
그해 겨울부터 너는 매일 고열을 앓았고
이마를 짚어줄 사람 하나 없는 방 안에서
숨을 쉴 때마다 차오르는 검은 물을 퍼내느라
손톱이 다 닳아 있었다
아침마다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나는 일이
얼마나 숨이 막혔는지, 또
무너지는 천장을 어깨로 받치며
어떤 마음으로 둑을 쌓아 올렸는지도
너의 뼈는 부러진 게 아니라 삭아 내렸다
그토록 오래 젖어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눅눅한 악몽
홀로 맞선 내파(內破)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