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갑니다,
아주 갑니다
어느 새벽에 문간에
무쇠로 된 용 한 마리
살 맞고 떨어져 있거든
간밤에 나
다녀간 줄 아시오
어제는 북녘으로
오늘은 또 이리로
언제는 홀로
언제는 떼로
후두두두
후두두
입 쩍 벌린 땅에
가시별 내리꽂는
무쇠로 된 용 좇아
나는 갑니다,
아주 갑니다
마른 가지 꺾이는 소리
어둠 속 날개 찢는 소리
아무도 없는 벌판에
흰 비늘 하나 뒹굴거든
아,
나 거기 잠든 줄 아시오
차가운 바람 불어
하얗게 굳은 얼굴에
마지막 온기 스미거든
아,
그대를 생각한 줄 아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