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 퇴사합니다.
또다시 퇴사. 퇴사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누가 보면 또? 또 퇴사했어?라고 하겠지만, 그리고 주변에서도 그런 말을 많이 듣고 있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참에 그동안 내가 다닌 회사와 회사 생활, 퇴사하게 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한다.
마지막 퇴사 날, 평소에는 그토록 기다리던 점심밥조차 먹지 않고 마지막 업무와 짐정리를 마치고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에 회사를 나왔다. 회사를 나오며 했던 인사는 평소 “먼저 가보겠습니다.” 대신, ”먼저 퇴사해 보겠습니다.“로 대체했다. 어떤 이는 경멸의 눈으로 날 바라봤으며 어떤 이는 아쉬움의 눈빛을 보냈고, 또 다른 이는 웃음으로 배웅했다. 퇴사 한 번 하면서도 반응은 제각각이며, 평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회사를 그만둔다고 말한 뒤로 태도가 변하고 급격하게 날 무시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날에도 그 사람의 본모습대로 날 좋지 못한 시선으로 쳐다봤다.
순간 기분이 썩 좋지 않았지만, 이내 행복해졌다. 이 거지 같은 회사를 나와서 그런 것도 있겠다만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이런 사람과 연을 끊어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이유다. 회사라는 공간은 참으로 어렵고도 어려운 곳이다. 겉으로는 정말 착하고 착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속은 누구보다 악한 사람들도 많고,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괴롭히고 이용할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정말 별로인 것 같았는데 알고 보니 누구보다 착하고 순수한 사람도 있다. 이걸 내가 알아차려야 하고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 회사생활을 하며 힘들고 피로한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그냥 힘든 것을 넘어서서 괴로움을 가득 찼던 이 회사생활에서 나는, 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매일매일 움직이는 않는 내 마음을 이끌고 집을 나서야 했으며 스트레스는 말도 안 되게 컸고,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 보며 대하는 것이 무서워지기도 했다. 이런 곳, 사람, 회사를 끊어내고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차츰차츰 찾아오는 내일에 대한 두려움과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용기가 쉽게 나지 않았다. 퇴직금이라도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얼마 전에 퇴사 후 이직한 이 회사에서 고작 몇 달 다닌 나로서는 그만둬야지!라는 결심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나 자신을 좀 더 믿어보기로 했다. 더 열심히 살고 무엇이든지 도전해서 나를 그토록 고민하게 만들었던 그 문제들을 해결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좀 더 초인적인 힘을 내기도 하지 않는가. 이제 내가 원하던 삶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며 계속해서 꿈꿔왔던 프리랜서로 살아가보기로 했다. 지금 당장은 나에게 아무것도 없지만 하나씩 만들어가야지.
앞으로 하나씩 그동안의 회사 썰을 풀어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