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2.

by eunice 유니스

파리에서... #2.


파리는 큰 아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엄마와 딸 단 둘이 떠난 여행이었다.


하루는 튈르리 공원 안에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에 갔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날 오픈을 하지 않는 게 아닌가.

실망스러운 마음 한 가득 안고

공원을 서성이고 있었는데,

발밑에 밤이 떨어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그곳은 온통 밤 밭이었다.


재미삼아 한두 개 줍다가

마치 광야에서 만나를 줍는 기분도 나도,

여러 사람들과 나눠먹을 생각에

담을 수 있는 가방이란 가방은 다 꺼내서

큰 아이와 함께 정말 신나게 주워 담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건 밤이 아니고 독성이 있는 마로니에 열매였다.


아이와 난

다람쥐가 입 안 가득 채워 넣은 도토리를 뱉어내듯

두둑했던 가방에서 마로니에 열매를 모조리 쏟아내었다.

아이는 우리가 열심히 모은 것을

몽땅 버리고 오려니 내심 속이 많이 상했었나보다.


낙심하고 있는 아이에게 이렇게 이야기해주었다.


“그래도 우리가 밤인 줄 알고 주울 때

그 때 정말 많이 신나고 행복했잖아...

그걸로 충분한 거야."


결과가 어떠하든

한 순간이라도 미치도록 행복했다면

그걸로 충분하더라.


정말로...

keyword
이전 14화파리에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