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하루를 보낸 나에게 안부를 묻다.
손톱을 깎은 지 얼마 안 됐는데,
어느새 손톱이 기다랗게 자라 있다.
손톱은 슬플 때 자라고,
발톱은 기쁠 때 자란다는
어느 시인의 시구처럼,
그동안 내게 슬픈 일이 많았나 보다.
손톱보다 발톱이 긴 사람을
나는 아직 본 적이 없다.
인생은 기쁜 일보다
슬픈 일이 많다는 걸 아는 어른이 됐건만,
쑤욱 자라 버린 손톱을 보니,
내가 안쓰러워 마음이 짠하다.
하얀 종이를 펴놓고 딱딱 손톱을 깎는다.
기쁠 때 자라는 발톱을 한번 깎을 동안,
슬플 때 자란 손톱을 두 번 세 번 깎다 보면
손톱이 발톱보다 짧아지겠지.
기쁜 날이 슬픈 날보다 길어지겠지.
딱딱 딱딱
손톱을 깎으며
슬픔을 깎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