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고 싶지 않았다
세상을 알아가면서 힘든 점이 너무 많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의 상태로 돌아가고 싶다.
걷고 먹고 싸기만 해도 칭찬받을 때가 그립다. 사람의 발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그 필수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게 나였기에 기억조차 나지 않는 예전이 그리울 수밖에 없다.
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지금은 만족시켜야 할 조건들이 너무나도 많다.
금전적, 정신적 여유는 없는 게 당연하고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야 그나마 중간이라도 가게 된다.
나는 중간도 가지 못했다. 그저 가면 갈수록 지치기만 하고 목표는 멀어진다.
그렇다면, 애초에 내가 목표를 몰랐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것도 아니라면 목표가 쉬웠다면 정신과를 다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알지 못하는 것을 굳이 우리는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할까. 그것으로 인해 고통받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인간의 본능만 남긴 채로 마치 동물원의 동물처럼 그것도 처음부터 그안에 갇혀 있는 동물로 남아야 한다.
그들은 자유를 모른다. 알 수 없기에 시도하지도 않는다. 그저 먹이를 받아먹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따사로운 햇살 아래에서 일광욕을 즐긴다.
나는 왜 자유를 맛봤을까. 왜 하필 많고 많은 생물 중에서 사람으로 태어났을까.
무지했다면, 지금 힘듦을 견디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무지했다면, 더 행복했을지도 모르는데.
스스로가 안타깝다. 감정을 배제하고 싶다. 로봇처럼 입력된 것을 처리하는 기계가 되고 싶다.
많은 것을 경험하여 무지를 타파하는 게 아닌, 그저 생각 없이 누워있는 게 더 좋다.
머리를 깨끗이 비워내고 싶고 마음을 청소하고 싶다. 많은 생각은 많은 고민이 되고 그것은 걱정으로 변해버린다.
무지한 이들은 제일 행복한 사람들이다. 비록 문명과 떨어져 있어도 그들은 그들의 세상에 갇혔기에 바깥을 꿈꾸지 않는 행복이 있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많은 것을 알고 싶지 않고 여러 복잡한 감정이 없었으면 좋겠다.
무지하지 않기에 힘듦을 겪는다. 나는 오늘도 생각에 잠기고 복잡한 머리를 쥐어 잡으며 박동이 빠른 심장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