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체육수업을 하는데 A여학생이 몸이 좋지 않아 쉬라고 했다. 평소에도 몸이 자주 아프다는 아이였다. 옆에 있던 B여학생이 "재는 맨날 쉰 대요"라며 그 아이를 이상하게 생각했다. 얼마 전 보건선생님과 대화하다. 평소에 몸이 아프다는 A아이가 매일 보건실에 찾아와 아프다고 하는데 어디 문제가 있는 거 같다며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담임이 아니기에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어 그냥 가정적으로 힘든 일이 있는가 보다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볼멘소리를 하는 B여학생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몸과 마음은 하나야" 나의 이야기를 들은 그 여학생은 세상에 그런 이야기가 어디 있냐고 물었다. "네가 아직 세상 물정이 어두워서 그런데 선생님이 보는 입장에서는 몸과 마음은 하나였다" 나의 이야기를 들은 아이는 웃다 못해 엉엉 울며 화장실로 뛰어갔다. 아직 세상을 많이 안 살아봐서 나의 말 뜻을 모르는가 보다 하며 넘겼는데 나는 이 말이 진리라고 생각 든다.
내가 기분 좋으면 있던 병도 사라지고, 내가 마음이 울적하면 몸도 울적하게 된다. 내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이었다. 내가 승진을 못해 마음이 어지러우면 꼭 예전에 가라앉았던 치질이 재발하여 깊은 가르침을 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확실히 알았다.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것이다. 이 것을 빨리 깨달아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몸에 좋은 약을 아무리 먹는다 해도 내 마음이 상쾌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이다.
젊은 시절 우연하게 故황수관 박사의 신바람 건강법이란 카세트테이프를 받은 적 있었다. 아마 책을 사면 사은품으로 준 것으로 생각 든다. 집에 있는 카세트에 넣고 심심할 때마다 틀었는데 정말 얼마나 웃기던지 이분은 의사 선생님이 아니라 코미디언이 맞는 듯하다. 가끔 생각나는 에피소드는 평소에 화내고 짜증만 부리던 아내가 황수관 박사의 신바람 강의를 직접 참여하고 집에서 평소에는 항상 독기 어린 말투였다가 그날은 천사 같은 목소리로 "당신 왔어요. 직장에서 얼마나 고생 많았어요"라고 강의에서 배운 대로 했더니 남편이 한참을 말을 안 하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병원에 다녀온다더니 어디 큰 병 걸린 게 확실하군요. 어서 말해요. 마음의 준비되었으니". 그 당시에는 그냥 웃어넘겼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이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 것 같다. 부부가 서로 존중하면 사는 게 이 세상 무엇보다 귀중한 자산으로 여겨진다. 지금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테이프 속에 자신의 자라온 가정환경을 얘기한 부분이 있다. 박사님은 어린 시절 집이 가난하여 항상 농사일을 했다고 한다. 농사일이 어찌나 고되던지 어느 날은 뚝방에 숨어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래서 공부를 잘하게 되어 의사가 되었다는 부분도 있었다. 그 후 환자를 많이 만나보니 약보다는 웃음이 오히려 병을 치료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어 웃음을 주제로 대학교 강의를 했는데 그게 시작이 되어 전국을 웃음 강의 하러 다니게 된 사연도 소개했다. 어린 시절 들었던 카세트테이프 하나로 인해 나도 어느 순간 그분의 마음을 받아들였다.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 웃음이 가장 큰 보약이 아닐까 싶다. 오죽했으면 '일소일소(一笑一少), 일노일노(一怒一老)'라고 하지 않았던가 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지고, 한번 화내면 한번 늙어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