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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약 Sep 26. 2021

두통 시, 내가 시도해본 약들

(후기)

편두통에 사용한 진통제와 그 효과



신경과 방문 전에 내가 복용한 약은 대체로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에 한정된다. 그러나 시도해 본 처방의약품도 몇 있는데, 이를 포함해 편두통으로 진단받기 전 통증조절을 위해 먹은 약들에 대해 설명해보려 한다.


일반의약품 : 타이레놀, NSAIDs, 약국에서 구매 가능한 편두통용 진통제(현재는 구매할 수 없다)
처방의약품 : 울트라셋, 신경안정제, 근육이완제








1. 타이레놀(Acetaminophen)



소염작용이 없는 해열진통제로, 염증성 통증에는 효과가 크지 않다. 편두통에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연구가 있으나, 2015년 '미국두통학회'에서 발표한 '성인 급성 편두통 치료제 권고 분류'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은 레벨 A에 속하여 유효성이 입증되어 있다.



2015년 미국두통학회에서 근거중심으로 발표한 편두통 급성기 약물




그러나 내 경우, 아세트아미노펜은 편두통에 별로 효과가 없었다. 오래전 편두통과 관련 없던 시기에 복용했을 때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은데(통증이 약했을 때), 이후 어느 정도 진전된 편두통성 통증에서는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였다. 두통으로 힘들 때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내가 정말 진통제를 먹긴 했나' 의심이 들 정도로 복용 전과 복용 후가 다를 바 없었다. 통증이 전혀 잦아들지 않았다.









진통제 효과가 없다면,



그러나 통증이 여전하다 해서 허용량을 초과해서 약을 복용해서는 안된다. 일일사용량을 넘기게 되면 간독성과 신독성을 일으킬 수 있고, 원하는 만큼의 통증 완화 효과를 볼 수도 없다. (이득 없이 부작용만 증가하는 셈이다) 타이레놀은 통증 시 소아와 고령자에게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안전한 성분이지만, 과량 복용 시 간독성의 위험이 있다.


예전에는 진통제 한 알로 통증이 잘 조절됐는데, 더 이상 한 알로 효과를 볼 수 없다면 이는 진통제 내성이 아니라 통증이 그만큼 강해졌다는 뜻이다. 내성이 발생하는 건 마약성 진통제의 경우로, 우리가 복용하는 일반적인 진통제는 내성이 없다.

예전과 같은 성분, 같은 용량의 진통제를 복용했는데 더는 통증조절이 안 된다면, 이는 통증의 강도가 세진 것이므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통증의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지 아프다고 계속 진통제만 입에 털어 넣는 건 좋은 해결방법이 아니다.


진통제의 1일 최대 투여량은 다음과 같으며, 솔직한 말로 하루 허용량을 초과해서 먹기도 쉽지가 않다. (감기 등으로 따로 약을 복용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보통 사람이라면 1알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진통제를 각각 타이레놀 500mg 8알, 이부프로펜 200mg 16알, 덱시부프로펜 300mg 4알, 나프록센 275mg 5알을 복용해야 허용량을 넘기게 된다.



아세트아미노펜 : 4,000mg/일
이부프로펜 : 3,200mg/일
덱시부프로펜 : 1,200mg/일
나프록센 : 1,375mg/일










2. NSAIDs계 진통제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



NSAIDs는 해열, 소염, 진통제로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의 약자이다. 2015년 '미국두통학회'의 '성인 급성 편두통 치료제 권고 분류'에서 아세트아미노펜과 함께 레벨 A에 속해 있다. 


NSAIDs는 위와 식도에 해롭고, (위장관 출혈 부작용이 있다) 심근경색 재발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심근경색 병력이 있는 환자는 삼가는 게 좋다.


NSAIDs에 속한 성분의 특징을 간단히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NSAIDs의 한 성분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를 보이지는 않는다. 때문에 한 성분이 효과가 없다면 다른 계열의 NSAIDs를 시도해 보도록 한다.


나는 NSAIDs에 속하는 여러 성분 중 이부프로펜과 나프록센에 효과가 있었는데, 아세클로페낙과 록소프로펜은 영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다.

또한 덱시부프로펜은 이부프로펜보다 위장관계 부작용이 덜한 장점이 있어서 곧잘 시도해봤는데, 이상하게 이부프로펜보다 효과가 덜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덱시부프로펜을 복용하지 않고 이부프로펜을 복용하는 편이다. 그러나 약국에서 진통제를 권할 때는 우선적으로 위장관 부작용이 적은 덱시부프로펜을 추천한다.









진통제 효과를 높이려면,



진통제의 효과를 최대로 높이려면 발작이 시작했을 때 가능한 한 빨리 약을 먹는 게 좋다. 

효과가 나타나려면 최대 1시간이 걸리며(보통 그보다 빠른 2~30분 정도 걸린다), 정제보다 연질캡슐이 흡수 속도가 더 빠르다. 그러나 나의 경우 정제나 말랑말랑한 연질캡슐(액상)이나 속도 면에서 차이를 느끼지 못해 제형은 따지지 않고 성분만 확인 후 복용한다.












3. 울트라셋 (아세트아미노펜 + 트라마돌)

아세트아미노펜 325mg + 트라마돌 37.5mg



울트라셋은 중등도-중증의 통증에 사용하는 진통제로, 타이레놀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과 마약성 진통제인 트라마돌(Tramadol)의 복합제이다. 이 조합은 2015년 '미국두통학회'에서 발표한 '성인 급성 편두통 치료제 권고 분류'에서 레벨 B에 속한다.


울트라셋 외에도 같은 성분 조합으로 여러 회사 제품이 시판되어 있다. 또 같은 성분 조합으로 용량을 반으로 줄이거나 증량한 제품도 존재한다.(울트라셋 서방정, 울트라셋 세미 등 )


트라마돌(Tramadol)은 중증 및 중등도의 통증에 사용하는 마약성 진통제이다. 아편계 진통제 중에선 강도가 약한 편으로 Morphine의 1/6000배, Codeine의 1/10배의 효능을 보인다. 트라마돌의 1일 최대용량은 400mg이다.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설명은 아래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https://brunch.co.kr/@d688cc96ca81425/15




나는 내과에서 처방받고 집에 남아 있던 울트라셋을 복용했는데, 마약성 성분이 포함되어 (통증이 잦아들 거라고) 기대를 많이 했었다. 그러나 처음 한 두 번만 효과가 있고, 그 이후로는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다. 두통이 너무 심화됐을 때 복용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그땐 어떤 진통제도 듣지 않았다)











4. 미가펜 : 아세트아미노펜 + 이소메텝텐 + 디클로랄페나존

아세트아미노펜 325mg + 이소메텝텐 65mg + 디클로랄페나존 100mg



약국에서 파는 편두통용 진통제로 경증의 편두통에 효과적이다.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성분과 혈관수축제인 이소메텝텐(Isometheptene), 진정제인 디클로랄페나존(Dichloralphenazone)의 복합제이다.





이소메텝텐(Isometheptene) 성분의 원료 수급이 어려워 생산 중단된 상태로, 현재 판매되고 있지 않다.

미가펜과 같은 성분인 (회사만 다른) 마이드린, 가이펜, 익스트린엠, 이디아, 아이디 등도 현재는 허가취소되어 판매되고 있지 않다.


1시간 간격으로 하루 5 캡슐까지 투여가 가능하다. 그러나 약물과용두통을 피하기 위해 일주일에 최대 3일 이내로 투여하도록 한다.


나는 두통이 너무 많이 진전됐을 때 복용해서 처음 몇 번만 효과 있고 나중엔 전혀 효과가 없었다.











5. 신경안정제(진정제), 근육이완제



두통이 있을 때 목이 뻣뻣하고 어깨가 뭉치는 등 목과 어깨가 같이 아픈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근육의 경직을 풀어주는 근육이완제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긴장상 두통에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보다 이부프로펜(Ibuprofen)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도 있지만, 일관되게 어느 하나가 더 효과적이진 않다.

나는 나에게 효과 있는 이부프로펜(Ibuprofen)을 복용했는데,  이부프로펜(Ibuprofen)으로 더 이상 통증조절이 힘들게 되자 다른 시도를 하게 되었다. 바로 신경안정제와 근육이완제였다.


신경안정제는 불안과 긴장을 완화시키는 약으로 공황장애나 불안 증상에 사용된다. 그러나 그 외에 심한 통증이나 신경통 등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다. 기존 진통제로 통증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 [진통제 + 신경안정제] 복합으로 처방을 내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신경안정제는 통증경감과 근육이완을 목적으로 사용된다.


예전에 치과에서 처방받고 남은 약을 복용하였다. 신경안정제로 디아제팜(Diazepam) 2mg, 근육이완제로 아플로쿠알론(Afloqualone) 20mg를 복용하였다.

그러자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다른 어떤 약에도 반응하지 않았던 두통이 잦아들었다. 안타깝게도 이 또한 며칠뿐으로 곧 다시 두통 발작이 시작되었지만 말이다.


이후 신경과에서 (편두통 예방약 복용과 급성기 치료를 병행하면서) 근육이완제를 처방받은 적이 있다. 제품명은 엑소페린, 성분명은 에페리손(Eperisone)으로 근육이 많이 뭉칠 때 필요시 (1정, 50mg) 복용하라 했다. 두통 시 목과 근육이 많이 뭉치고 뻐근하다면 근육이완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시도해보지 않은 약



엑세드린 (Excedrin Migraine)

아세트아미노펜 250mg + 아스피린 250mg + 카페인 65mg



해외에서는 약국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시판되지 않는다.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과 NSAIDs에 속하는 진통제인 아스피린(Aspirin) 그리고 혈관수축작용이 있는 카페인(Caffeine) 복합제로 급성 편두통 치료에 효과적이다. 이 조합 또한 2015년 '미국두통학회'의 '성인 급성 편두통 치료제 권고 분류'에서 레벨 A에 속해 있다.


카페인은 중추신경 혈관을 수축시켜 두통을 빠르게 해소하며, 아스피린의 흡수를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한계점을 넘으면 오히려 두통이 더 심해지므로 만성두통 시에는 카페인이 없는 진통제를 선택해야 한다. 사리돈, 게보린 등 두통 시 흔히 먹는 약에도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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