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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약 Oct 13. 2021

편두통 예방약
- 치료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편두통 예방약 2

이전 글에서 편두통 환자가 예방치료를 언제, 왜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두통 증상을 기준으로) 어느 시점에 예방치료를 시작해야 하는지, 또 예방약의 복용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내 경험을 예로 설명했는데, 이번 글에서는 편두통 예방치료의 목적과 예방치료 효과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예방치료의 목적



편두통 예방치료의 목적은 일상생활을 힘들게 하는 잦고, 고통스러운 두통 발작의 주기를 끊는 데 있다.

예방치료에 대해 예전 글에서 한 번 언급한 적 있지만, 복습을 위해 한 번 더 설명해보면 예방치료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편두통 예방치료의 목적


1) 발작의 횟수, 강도, 지속시간을 감소시키고,  

2) 일상활동의 기능을 높이면서, 두통으로 인한 고통을 감소시켜 생활의 질을 높이고,

3) 급성기 약물 반응성을 향상하며,

4) 반동성두통이나 약물의존성두통의 위험성을 줄이고,

5) 경제적인 치료를 수행하고,

6) 편두통의 진행을 억제하여 만성두통으로의 변형을 방지한다.




예방치료의 목적은 한 가지가 아니며, 효과적인 예방치료는 이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중 가장 유의미하며 환자 본인이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두통 증상'이다. 올바른 예방치료는 두통의 횟수, 강도, 지속시간을 감소시키고, 그 결과로 급성기 약 복용을 줄일 수 있다.









예방치료는 급성기 치료에 '추가적으로' 시행하는 치료이다. 즉 예방약 복용이 급성기 치료를 대체하지 않으며, 예방치료 중 두통이 발생한다면 (예방치료를 하지 않을 때와 마찬가지로) 급성기 약을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예방약을 꾸준히 복용한다면, 두통 발작의 횟수, 강도, 지속시간이 감소하며, 급성기 약물 반응성이 향상되므로, 결과적으로 급성기약 복용을 줄일 수 있다. 예방치료는 급성기 치료를 완전히 대체하진 못하나, 급성기 치료 빈도를 감소시킬 수 있는 것이다.


급성기 약 복용을 줄이면, 자연스럽게 약물과용두통의 발생 위험이 줄어들고, 전체적인 약제비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두통 횟수/강도/지속시간 감소 → 일상활동의 기능 향상, 생활의 질 향상, 급성기약 복용량 감소 → 전체적인 비용 감소, 약물과용두통 위험 감소
급성기약 반응성 향상 → 급성기약 복용량 감소 → 전체적인 비용 감소, 약물과용두통 위험 감소
만성두통으로 진행 억제 












비약물학적 치료 - 생활습관변경



두통을 조절하기 위해 비약물적인 접근 또한 고려할 수 있다. 많은 편두통 환자들은 예방치료를 시작하기 전, 그리고 예방치료 중에도 비약물적 치료를 시도한다. 두통 시 조용하고 어두운 환경에서 쉬는 것만으로 통증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쉽게 시도할 수 있는 비약물학적 치료는 아래와 같다.




유산소 운동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식사
음주, 흡연 조절
체중조절 등





위와 같이 생활습관을 조절한다면 '편두통 유발인자'를 억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더불어 두통일기를 꾸준히 쓴다면 환자 개인의 유발인자를 알아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https://brunch.co.kr/@d688cc96ca81425/3




https://brunch.co.kr/@d688cc96ca81425/4





그러나 편두통 예방을 위한 비약물학적인 치료는 당장 눈앞의 통증을 조절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며, 시도하는 모든 사람이 일관된 효과를 보는 것도 아니다임상자료의 질과 양 면에서 근거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편두통 예방을 위한 '비약물치료'는 (필수가 아닌) 선택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생활습관 변경만으로 괜찮아진다면, 나는 진작에 괜찮아졌을 것이다) 


그 무엇도 약물치료보다 우선될 순 없다. 많은 사람에게서 일정한 효과를 확인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효능/효과를 인정받아야 비로소 '약'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 만약 비약물적 치료를 진행한다면, 이는 부수적인 것으로 반드시 약물요법과 병행되어야 한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왠지 나는 비약물학적 치료를 아예 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밑져야 본전으로 손해 볼 것 없으니) 나도 편두통 예방을 위해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를 몇 년째 같이 병행하고 있다. 

효과는 잘 모르겠는데, 해서 좋으면 좋지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한다. 간절해지는 만큼 좋다는 건 뭐든 다 해보는 자신을 어느새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생활습관 변경 외의 다른 비약물치료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알아보려 한다.











얼마나 효과가 있나



예방치료를 하게 되면, 두통 증상을 많이 완화시켜준다.




뜸하게 (횟수 감소)

덜 아프게 (강도 약화) 

빨리 끝나게 (지속시간 감소)





하지만, 100%의 효과를 발휘하는 예방약은 없다. 이는 이중적인 의미이다. 



나에게 맞는 약이 다른 사람에겐 효과가 없을 수도 있고

(100% 모든 사람이 아닌 일부 사람에게만 효과가 있다 → 2/3)  


또한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두통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 

(두통이 깨끗이 100%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50%)

(두통 '예방'이 두통 증상의 “완전한 소실”을 뜻하지 않는다) 



그러나 통증을 완전히 없애지 못한다 하더라도 치료에 실패한 건 아니다. 예방치료에 효과가 있는 경우라 할지라도, 편두통 증상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계속될 수 있다. 


예방치료를 받는 환자의 2/3에서 두통 발작의 빈도가 50% 감소한다.









예방약물을 복용하면, 대략 50% 정도 효과를 본다. 혹 처음 시도한 약이 효과가 없어서 예방효과가 영 신통치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환자는 자신에게 맞는 약을 찾기 위해 몇 차례 약을 변경해가는 시행착오를 거쳐야 할 수도 있다. (나도 몇 번 바꿨다) 

아니면 기존 복용하는 약에 다른 약을 추가할 수도 있다. 몇 가지 약을 조합하여 동시 복용하면, 예방효과를 80% 수준까지 올릴 수 있다. (나는 4알까지 먹어본 것 같다)


예방약 효과를 보지 못하는 난치성 환자의 경우, 보톡스항체치료제(엠겔러티 등)를 시도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예방약의 효과를 몸소 체감해봤기 때문에 편두통 환자를 만나면 예방약을 시도하기를 강력히 권하는 편이다. 내 말을 잘 들어주진 않지만, 이 두 가지만 실천해도 두통은 많이 완화될 것이다.

(+의사와 적극적으로 대화한다면 금상첨화다)





신경과 내원

예방치료 시작





예방약의 선택과 변경 등 개인에게 맞는 약을 찾기 위한 고민은 신경과 의사의 영역이다.










        


의사와의 의사소통



두통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한 가지 더 욕심을 부린다면, 의사와의 대화에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다. 의사와 환자 간의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의사에게 가능한 많은 정보 전달하기 위해 대화하다 보면, 여러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 약을 왜 쓰는지,

이 약 외에 나에게 다른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나에게 발생한 부작용은 흔하게 발생하는지,

그 부작용이 지금 견딜 만 한지 등 





한 분야를 오랜 시간 공부해왔고, 임상적 경험이 풍부한 의학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다. 그 과정을 보내고 나면 복약순응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불안감 없이 약을 잘 챙겨 먹게 된다) 치료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 


내가 겪은 증상과 나의 생각, 호불호 등을 통해 의사는 예방약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내 몸을 나아지게 하기 위한 지름길이라 생각된다.

(예를 들면 어떤 부작용은 견디기 힘들고, 어떤 약은 나한테 효과가 거의 없고, 어떤 약은 많이 졸렸는데 괜찮아졌고, 약을 먹어도 두통이 심할 때 먹는 약 외의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다 등과 같은 피드백) 



보통의 경우 환자는 질병의 당사자지만, 결코 주체로 행동하지 못한다. 현대의학에서 치료에 대한 판단은 온전히 의사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두통'이라는 질환이 매우 독특한 위치에 있다고 본다.

두통 환자는 질병의 당사자이자 치료의 주체로서 행동할 수 있다. '두통'이라는 질병은 검사와 객관적 수치 위주로 해석되는 현대의학의 경계 혹은 가장자리에 위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편두통은 검사를 통해 나오는 결과가 없다. 증상이 가장 큰 판별 요인이다)


또한 그렇기에 나는 '두통'이라는 질환이 (의사 선생님과 상호작용을 통해) 본인의 노력과 개입에 따라 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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