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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요가 수행자 Apr 18. 2024

당신의 '회복탄력성'이 궁금하다면

매일 넘어져도 튀어 오를 수 있는 힘 


3월이 되고 복직을 하면서 계속 쓰고 싶었던 글이 있습니다. 바로 '회복탄력성'에 대한 글입니다. '회복탄력성'은 '내면소통'의 김주환 교수님이 처음으로 만든 단어라고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단어이기도 하죠. 


시간을 행운으로 바꾸는 마음 근력의 힘. 


회복탄력성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역경을 겪지만 누군가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누군가는 성장합니다. 여기에서 성장하는 힘이 바로 '회복탄력성'입니다.


회복탄력성은 다시 튀어 오르는 용수철 같은 이미지입니다. 그런 회복탄력성에 아주 적절한 예시를 찾아 여러분에게 나눠보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청소.


1학년을 맡게 되면서 교실 청소가 전적으로 저의 손에 맡겨졌습니다. 기본 준비물로 미니 쓰레받기와 빗자루가 포함되어 있지만 자기 자리에 떨어진 쓰레기도 제대로 줍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하교 후 엉망인 교실을 청소하는 것은 담임교사의 몫이지요.


매일 치워도 매일 더러워지는 교실을 보면서 '회복탄력성'에 대해 생각을 했습니다. 




20대의 저는 결코 청소와 정리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어질러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고 '참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야 겨우해 내는 사람이었죠. 매일 깨끗한 교실을 유지하는 일은 지금의 저에게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가끔 생각하기도 합니다. '또 어질러질 건데, 뭐 하러 치워.' 


이것은 집안일과도 묘하게 닮아있습니다. 매일 해내야 하지만 결국 현상의 유지일 뿐, 집안일은 해도 티가 안 나고 안 하면 요란하게 더러워지고 말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내는 힘, 저는 그것이 '회복탄력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이 없고 무기력하다면 저는 당장 청소부터 그만두고 말 것입니다. 그렇게 어질러진 모습을 보며 생각하겠죠. '그래 역시 무리야. 이건 너무 힘들어.' 


하지만 마음을 고쳐먹고 치우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적은 시간과 노력으로 우리는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게다가 치우고 나면 어느새 새로운 시작을 해도 될 만큼 깨끗해지기도 합니다. 


육아휴직 3년 만에 교직에 돌아오고 생각하는 것은 '참으로 선생님들은 부지런한 존재구나. 무슨 일이 있어도 거뜬하게 교실 청소를 끝낼 수 있는 존재구나.' 하는 것입니다. 


아직도 저는 가끔 더러운 교실을 그대로 둔 채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도 하고 겨우 마지못해서 청소를 끝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떠나가고 엉망인 교실에서 마음을 다잡으며 책상줄을 맞춰봅니다. '괜찮아 다시 맞출 수 있어. 맞춰놓고 보면 한결 나아 보일 거야.' 


교실 바닥을 걸레질할 때마다 속으로 되뇝니다. '오늘도 튀어 오르는 중인 거야. 청소를 마치고 나면 내일은 또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거야.' 






수업도 업무도 해내고 보면 실수투성이고 , 집에 돌아오는 길 제대로 어떤 일이 떠올라 한숨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래도 저는 여전히 하루에 한 번씩 튀어 오르는 중입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열심히 튀어 오르고 있는 작은 용수철입니다. 





*사진: UnsplashShlomi Platz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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