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요가 수행자 Apr 26. 2024

마음을 잠식시키는 '불안' 그 몸부림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불안한 당신에게

3,4 월의 바쁜 일들이 거의 끝나갈 쯤이었습니다. 일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왠지 모를 불안감이 올라오는 것이었습니다.


3월에는 집에 갈 때까지 1분, 1초까지 꽉꽉 채워서 일을 하고 심지어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하원시킨 후에도 다시 교실에 와서 일을 하고 갔습니다. 그때는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모를 지경이었습니다. 


지금은 좀 다릅니다. 쉴 새 없이 쏟아지던 업무가 끝나고 있고, 학급을 돌보고 책상 서랍을 정리할 여유도 생겼습니다. 심지어는 조퇴도 쓸 수 있는 여유가 생겼지요.


그럼에도 불안함은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일이 없어도 뭔가 내가 놓치고 있지는 않을까. 급하게 처리해 버린 서류가 잘 못 된 것은 아닐까. 걱정이 올라옵니다. 어떨 때는 다른 선생님이 나를 안 좋게 보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망상조차 떠오르죠. 그분은 나에게 어떤 나쁜 말도 하지 않았는데도요.


이런저런 생각으로 손이 덜덜 떨릴 것 같을 때에는 일단 교실 불을 끄고 자리에 앉습니다.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명상음악을 틉니다.


딱 10분만 앉아 있자. 내가 10분 앉아 있는다고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거야. 그렇게 눈을 감습니다.


10분 동안 내가 사라져도 대부분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정말 급하면 교실로 전화가 오니깐 사실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명상의 시작은 '알아차림'이라고 합니다. 


각에 끌려다니다 보면 결국 멀리 안드로메다로 가버립니다. 이렇게 끌려다니지 말고, 내가 그런 생각을 했구나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명상으로 모조리 날려버리는 것이죠.


업무에 쫓기고 있는 나는 한 마리 얼룩말입니다. 공격해 오는 것이 사자인지, 하이에나인지도 모르고 쫓기고 있어요. 명상을 하고 돌아보면 비로소 알 수 있습니다. 나를 잡아먹으려고 했던 맹수는 '그림자'였다는 걸요.


나는  평화로이 풀을 뜯는 얼룩말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여전히 괜찮고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눈을 뜨는 것입니다.




그렇게 눈을 뜨고 나면 포스트잇에 하나씩 다시 오늘의 해야 할 일들을 써봅니다. 써보면 이미 끝난 일도 있고 별거 아닌 일도 있고 꼭 오늘 끝내지 않아도 되는 일도 있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해결되는 일, 걱정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지나가버리는 일도 많습니다.


별일이 없는 날 안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아마 그 시간에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해낼 수 있겠지요?


아직은 그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곧 학교에서도 여유를 가지고 뭔가 생산적인 일들을 해내길 기대합니다.






*사진 unsplash

이전 04화 당신의 '회복탄력성'이 궁금하다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