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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요가 수행자 Apr 14. 2024

뮤지컬 레베카의 주인공은 왜 '나'인가

언제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


뮤지컬 '레베카'에는 레베카가 등장하지 않아요. 레베카는 이미 죽은 사람이고 맨덜리 저택을 지키는 유령 같은 존재이죠. 남자 주인공인 막심의 전 부인 '레베카'는 사고로 바다에서 익사하고 맙니다.


이 저택에 막심의 새로운 부인인 '나'가 찾아옵니다.


'나'는 가진 것이 없고 고아여서 귀족 부인의 말동무가 되어주는 것으로 생활하는 사랑스러운 아가씨입니다.




처음 이 뮤지컬을 봤을 때 왜 주인공이 '나'일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다른 등장인물은  다 이름이 있는데 막심의 새로운 부인은 이름이 없이  '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새로 뮤지컬을 보게 되면서 아주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하고 새로운 안 주인으로 맨덜리에 왔지만 그때부터 고난이 시작됩니다.


맨덜리의 사람들은 '나'를 안주인으로 대우하지 않아요. 그 중심인물은 레베카를 오래전부터 모셔온 '댄버스부인'입니다.


알 수 없는 막심의 과거, 레베카의 죽음, 맨덜리 저택과 바다에 쌓인 비밀들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나'는 이제 어쩌면 좋을까요?




수많은 등장인물과 갈등이 존재하지만 오늘은 새로운 시각으로 보려고 합니다. 바로 뮤지컬 '레베카'를 한 사람 그 자체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지우고 싶은 '과거'가 있습니다. 그 과거는 비밀스럽고 지우고 싶지만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 살아있는 생명체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꿈틀거리며 살아 움직이는 과거 때문에 좌절하고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합니다. 때로는 안 될 거라고 지레 짐작하고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기도 합니다.


과거의 기억이 '맨덜리'이고 '레베카'이며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댄버스부인'입니다.




막심은 희망을 놓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를 만나고 결혼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죠.


하지만 새로운 시작을 과거는 그냥 두지 않습니다. 모든 걸 뒤흔들고 훼방을 놓으며 망쳐버리고 맙니다. 결국 막심은 아무런 잘 못도 없는 '나'에게 화를 내고 좌절합니다.


이 뮤지컬이 보여 주는 어두움은 모두가 가지고 있는 마음속 깊은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까요. 정말 행복해지는 길은 없는 걸까요?




행복의 시작은 과거를 놓아버리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나'는 맨덜리 저택에 남아있는 레베카의 흔적을 정리합니다. 댄버스 부인이 막았던 모든 것들을 치우고 쓰레기통에 넣어버립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는 과거를 놓아버려야 합니다. 그 과정은 어렵고 힘들지만 막상 시작하면 상황은 변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여기에 주인공이 '나'인 이유가 있습니다.


새로운 시작과 변화를 만들기로 결심하자 상황은 변하기 시작합니다. 때론 더 엉망이 된 것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나'는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폭풍 같은 순간들이 지나자 과거는 모두 떨어져 나가며 새로운 삶이 펼쳐집니다.




뮤지컬 레베카에서  관객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어쩌면 '희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을 살아 숨 쉬는 우리에게 '오늘'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다만, 그 사실을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입니다.


뮤지컬 '레베카'는 이 긴 이야기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어 합니다.


과거의 망령에 얽매이지 마세요. 과거를 놓아버리세요.  과거가  매달리고 괴롭힌다고 해도 여러분은 새로운 오늘을 살 수 있습니다.



오늘 바로 시작할 수 있어요.

그리고 새롭게 변할 수 있습니다.

그걸 잊지 마세요.

 

여기까지 '뮤지컬' 레베카 후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사진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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