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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

늙지 않는 '이길여' 여사를 보라.


얼마 전 놀라운 영상을 하나 봤다. 바로 가천대학교 축제에 나온 '이길여' 총장님이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우리 아기들~"을 소리치는 이길여 총장님은 올해 93세이다. 인천 길병원에 갔을 때, 만들어진 흉상을 본 적이 있는데 1932년생의 할머니는 올해도 너무나 정정하시다.


이길여 총장님 축제 연설 동영상 링크

https://www.instagram.com/reel/DJo4OAIpJTq/?igsh=OWlub3NhMnU4dWJ0


이렇게 놀라는 이유는 우리 친할머니가 1935년생으로 이길여 여사보다 3살이나 어리다는 데에 있다. 할머니는 한국나이로 90세이다.




오랜만에 집에 가서 만난 할머니는 참 곱게 늙으셨다. 머리도 하얗고 피부도 하얘서 '공주 할머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90세가 넘어가다 보니 뼈 건강, 척추 건강은 그렇지가 않다.


할머니는 벌써 몇 번째나 척추가 부러지고 말았다. 골다공증이 있기 때문이다. 사고를 당하지 않았는데도 걷다가 척추가 부러져 버렸다. 수술도 여러 번 했고 그러던 중에 한 번은 오랫동안 입원을 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할머니의 척추는 둥글게 굽어진 모양이 되고 말았다. 이제 굽어진 등을 펼 수도 없게 된 것이다.




할머니는 똑똑하고 패션 센스가 멋진 분이셨다. 책상에 앉아서 반야심경 사경을 하고 가요무대에 나오는 노랫말을 수첩에 또박또박 적어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아무래도 기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예전처럼 밭에 나가서 일을 할 수도 없고 멀리 놀러 갈 수도 없다.


집 안과 밖을 왔다 갔다 하며 누웠다가 앉았다가 밥을 먹으며 하루를 보낸다. 예전에는 소리도 참 잘 들으셨는데 이제는 귀도 잘 들리지 않게 되어버렸다.


그러던 중 이길여 여사의 영상을 발견했으니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




35살이 되고 나니,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가하다는 것을 느낀다. 엄마가 겪었던 35살과 나의 35살은 분명 다르다. 예전 사람들이 환갑을 넘기지 못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우리 증조할아버지는 환갑잔치를 하는 것이 꿈이었으나, 끝내 60을 채우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이길여 여사의 나이 '93세'도 숫자에 불과하다. 신체의 건강은 나이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평소 생활과 얼마나 관리를 했는지를 따라간다. 그중에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척추 건강이다.


척추가 무너지면 쉽게 되돌릴 수가 없다. 특히 나이가 들 수록 그렇다.




젊었을 때는 휘어진 척추도 경미한 정도라면 운동으로 얼마든지 되돌릴 수 있다. 물론 척추를 바르게 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잠깐의 스트레칭이 아니라 매일의 강도 높은 운동을 해야 비로소 체형이 교정된다.


이미 척추가 굳은 채 나이가 든 사람들은 이렇게 하는 것이 어렵다. 큰 마음먹고 운동을 하더라도 평소 하지 않던 자세를 하는 것이 무리가 되는 것 같다.


부모님은 20대부터 농사를 지었고 그동안 무리하게 일했던 것은 젊은 나이에 '무릎'이 망가지는 결과로 나타났다. 그래서 지금 한 분은 관절 수술을, 다른 한 분도 계단을 올라가는 것이 어렵게 되어버렸다.


어른들 중에 열심히 일하지 않은 사람이 있겠냐만은, 몸은 내가 여유롭게 되기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여유로워지기를 기다리면서 세월을 보내고 나면 결국 아픈 몸이 남는다.




그러니 당장 지금 운동을 시작하자! 요가는 척추 건강에 참 좋은 운동이다. 요가 자체가 척추를 바로잡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우리가 평소 생활하는 자세가 '바른 자세'가 아니다. 그래서 요가를 처음 하면 너무 불편하고 힘들다. 하지만 그 과정, 근육통을 겪고 다시 요가를 하는 것이 튼튼한 척추를 만들어 준다.


나중에는 허리 힘으로 내 몸 전체를 들어 올릴 수도 있게 된다.




요가 선생님들의 몸을 보라. 단단하게 펴진 어깨와 등. 혈색이 좋은 동안 얼굴. 요가를 하면 기대하고 실망하는 마음까지도 잠잠하게 만들어 볼 수 있다.


요가를 한 날과 하지 않은 날의 에너지가 다르다. 그래서 매일 요가를 하려고 노력한다. 틀어진 몸, 틀어진 척추를 매일 같이 바로 세워준다. 그것이 갖는 에너지는 엄청나다!




이길여 여사를 보며 90세의 나를 꿈꾼다. 90세의 삶이 척추가 부러질까 조마조마하게 생활하는 것 이거나, 병원에 입원하여 요양사 신세를 지는 일이라면, '뭐 하러 그렇게 오래 살아' 하는 소리가 나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90세까지 꼿꼿한 척추로 걷고 내 목소리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살만하지 않을까. 숫자는 나이에 불과하니까 100살까지도 건강하다면 그 인생이 참으로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난 할머니가 보는 2025년은 얼마나 신세계일까. 이렇게 세상이 달라질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90세 100세까지 건강하게 이 푸른 지구를 누리며 살다가고 싶다!



* 사진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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