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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GM세계경영연구원 Jan 04. 2023

하이브리드 워크 시대,
돌아오고 싶은 사무실 구축하기

사무 공간에 부는 변화의 바람

일하는 시간과 공간을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선택하는 ‘하이브리드 워크’가 일하는 방식의 뉴노멀로 떠오르면서 사무실이라는 공간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따라 사무실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리고 하이브리드 워크 시대의 사무실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살펴보자.



코로나 19 이전, 사무 공간의 의미

과거 전통적인 사무실 풍경을 떠올려 보면, 대부분의 직원들이 파티션으로 둘러 싸인 자리에 앉아 일하는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직원들끼리 모여 자연스러운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보다는 개인적인 업무를 하는 공간이 중심이 되던 때였다.


이후 애플의 ‘우연한 발견’, 구글의 ‘세렌디피티’등과 같이 글로벌 기업들의 혁신 사례가 나타나며, 기업들은 자주 부딪혀야 혁신이 나온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런 믿음들이 사무실이라는 공간에 그대로 반영되어 직원들의 소통을 강화하는 개방적인 공간으로 만드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개인 책상마다 있던 파티션을 없애고, 

라운지나 편의 시설 등을 사무실 중앙에 크게 배치해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게 했다. 심지어 계단이나 통로까지도 소통, 개방에 초점을 두고 신경 써서 계획했다. 사무실을 마치 놀이터처럼 구성하는 것이 트렌드였다.



코로나 19 이후, 사무 공간의 의미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미처 준비할 새도 없이 재택근무에 돌입하게 되었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사무실은 텅 비었으며, 모든 소통은 사무실이 아닌 화상 채널에서 하게 되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이 공식 선언된 2020년 3월, 10대 주요 메트로지역 사무실 점유율을 보면 10%대로 곤두박질칠 정도였다. 애써 만들어 놓은 사무실의 기능과 역할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이제 엔데믹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기업과 구성원들은 하이브리드 워크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과 구성원들은 사무실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를 다시 찾고자 하고 있으며, 많은 전문가들도 사무실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 볼 시기라고 말했다.


글로벌 상업 부동산 투자 회사 CBRE(Coldwell Banker Richard Ellis)에서 아시아·태평양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이브리드 워크 사무실의 역할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사무실이 주는 의미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 수 있다. 조사 결과, 앞으로의 사무실은 타 팀간 협업, 팀 전체 생산성, 직원 참여 등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으며, ‘타 팀간 협업’을 요구하는 비율은 8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역할에 따라 하이브리드 워크 사무실에 필요한 공간은 다른 직원과의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1인당 개인 업무 공간은 더 추가할 필요 없으며, 오히려 감소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CBRE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워크로 근무 방식이 진화함에 따라 직장인들은 ‘우리’라는 공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있다”라고 하면서 “사무실의 역할이 다른 직원들과 예정되지 않은 만남 혹은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한 공동 공간으로 기대되는 바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슬랙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스튜어트 버터필드도 “사무실은 이제 일만 하는 곳이 아니다.” 라고 강조하며 “사무실에서 가장 가치가 떨어지는 공간은 혼자 랩탑으로 일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라고까지 말했다.


이처럼 직원들이 사무실에 나오는 이유와 목적이 달라졌다. 필요에 따라 개인적인 일을 하기 위해 사무실로 출근할 수는 있지만, 단순히 그 목적만으로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다른 직원들과 상호작용하며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기 위해 사무실에 나온다. 이에 따라 사무실은 사회적 교류, ‘Socializing’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그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글로벌 디자인 회사 아이데오(IDEO)의 CEO 샌디 스피처는 “하이브리드 워크의 사무실은 사무실에 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무실에 올 이유를 주는 것이 핵심” 이라고 말했으며, 비즈니스 전문 소셜 미디어 회사인 링크드인(LinkedIn)도 하이브리드 워크 사무실의 핵심을 “집에서 얻을 수 없는 것들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이브리드 워크를 새로운 근무방식으로 적용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직원들이 출근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사무실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워크 오피스의 특징

그렇다면, 사무실을 직원들 스스로 머무르고 싶은, 일부러 나와서 일하고 싶은 공간으로 여기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Socializing’이라는 사무실의 목적 아래 출근할 만큼 가치 있는 하이브리드 워크 오피스의 특징은 다음 3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1) 연결성(Connectivity)

사무실의 ‘Socializing’ 역할이 강조되면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점은 ‘연결성’이다. 여기서 연결성이란, 사무실에서 직접 대면했을 때 이루어지는 연결뿐 아니라 사무실에 있는 직원과 사무실이 아닌 다른 공간에 있는 직원이 끊김없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술적인 연결성까지 포함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화이트 보드나 360도 비디오 카메라 등을 설치하여 일부 회의실은 화상 회의에 최적화된 공간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간에서는 단순히 사실 확인/보고 위주의 회의뿐 아니라 아이디어 미팅도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다.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어도 한 공간에 같이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사무실 내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더욱 많이 만들고 있는 추세다. 예를 들어, 로비나 라운지 같은 공용 공간에 조형물을 설치하거나 편의 시설이나 소규모 협업룸 등을 더 많이 구성해 자연스러운 소통을 유도하는 것이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공용 공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서로를 관찰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이를 통해 공동체 의식을 향상시키고 구성원으로서 소속감까지 촉진시킬 수 있다고 한다.


 메리어트 호텔은 이러한 점에 주목해 하이브리드 워크 오피스를 재설계했는데 디지털 상징물을 로비 전면에 설치하여 직원들이 오고 가면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했다.



2) 유연성(Flexibility)

글로벌 건축회사 NNBJ는 “하이브리드 워크 시대의 업무 공간의 핵심은 ‘Hyperflexible(초유연성)’이다.”라고 말한다. 하이브리드 워크를 하게 되면, 직원들은 사무실, 집 혹은 카페 어디든지 스스로 일이 잘 되는,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을 선택해 일하게 된다. 직원마다 원하는 근무방식을 몇 가지 타입으로 규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무실 공간도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구글 사옥 베이뷰는 최근 사무실의 모든 공간을 유연하게 탈바꿈할 수 있도록 했다. 팀이 원하는 대로 가구 배치를 하여 공유 오피스처럼 만들 수도 있고, 사무실 출근자가 많으면 회의실을 치워 개인 업무 공간으로 만들 수도 있다. 최소한의 공통 분모만 남기고 탄력적으로 확대 및 축소가 가능한 공간으로 전체를 재구성한 것이다.



3) 편안함(Comfort)

집이라는 공간은 통상 개인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사무실도 집만큼 편안하고 안락한 공간,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곳으로 여겨지면 직원들은 사무실을 일하기 더 좋은 곳으로 선택할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인 페이저듀티(PagerDuty)는 하이브리드 워크를 도입하면서 사무실 내 개인용 책상 3분의 2를 없앴다. 대신 그 공간을 집과 같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거실처럼 바꿨다.







베스트 케이스, 링크드인 사무 공간

링크드인은 하이브리드 워크로 일하는 방식을 전환하면서 앞서 제시한 연결성·유연함·편안함 3가지 특징을 반영하여 사무실 공간을 새롭게 바꿨다. 하이브리드 워크에 최적화된 사무실은 어떤 모습일지 링크드인 사례를 통해 참고해 볼 수 있다.



Neighborhoods(네이버후드)

‘Neighborhoods’ 공간 중 Team work area Neighborhoods 공간은 Living Room과 Team work area 두 가지로 나뉜다. Living Room은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고, Team work area는 각 팀에 할당된 공간으로 원하는 대로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Flex Zone(플렉스 존)

보다 강화된 협업을 의도한 곳으로, 영역을 나누는 문이나 벽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매우 개방적인 공간이다. 각 팀은 벽을 비롯한 공간에 가구들을 원하는 대로 배치할 수 있다. 벽마다 디지털 캡처 기술이 접목되어 있는 이동식 화이트 보드가 설치되어 있어 창의적인 업무나 더 깊은 브레인스토밍을 하기에 용이하다.


Deep Focus Area(딥포커스 영역)
직원들이 도서관처럼 방해받지 않고 개인 업무를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집에서 조용히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은 직원이나 집처럼 조용한 공간에서 일하고 싶은 직원들은 Deep Focus Area에서 안락하고 편안하게 일할 수 있다. 또한 이 공간에는 다양한 타입의 개별 좌석이 존재해 각자의 업무 스타일에 맞는 좌석을 선택할 수 있다.


Conference Room(컨퍼런스룸)
 회의실 크기부터 형태, 디지털 기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고려하여 가장 편안하면서도 원격으로 일하는 동료와도 쉽게 연결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하였다. 예를 들어, 현장에서 회의하는 동료의 전체 모션이나 화이트보드에 적는 내용까지 감지해 원격으로 송출할 수 있는 디지털 tool을 회의실 곳곳에 적용하여 하이브리드로 회의를 하더라도 끊김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특히, 링크드인은 아주 이색적인 공간에 회의실을 배치하기도 했는데, 바로 야외 테라스이다. 햇빛이 잘 드는 야외 테라스에서 직원들은 점심을 먹으면서 회의를 하기도 하고, 피크닉 나온 색다른 기분으로 좀 더 창의적이고 생동감있는 회의를 진행할 수도 있다.







사무 공간, 무엇부터 바꿔야 할까?

링크드인과 같이 상황에 맞는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과정에는 많은 시간, 노력, 비용이 투입되는 것은 사실이다. 각 공간마다 디지털 Tool을 도입하고 개인 업무 공간부터 회의실, 라운지까지 모든 공간을 계획하고 탈바꿈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이에 링크드인은 생각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서도 할 수 있는 방법들은 많다고 했다. 가령, 가구를 새롭게 배치하거나 각 공간에 대한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이다.


직원들이 나오고 싶은 사무실을 만들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는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시도와 실험들이 쌓이게 되면, 외부 환경으로 인해 또 다시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할 때 보다 수월하게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 조직 문화, 상황 등에 맞는 작은 아이디어부터 하나씩 시작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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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M이 HR insight에 연재한 '일하는 방식의 뉴 노멀, 하이브리드 워크'를 정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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