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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GM세계경영연구원 Dec 02. 2022

따로 또 같이! 하이브리드 환경에서 관계의 질 높이기

대세가 된 하이브리드 워크

근무 시간과 공간을 탄력적으로 선택해 유연하게 일하는 방식인 하이브리드 워크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워크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애플은 여러 차례 정책을 수정하면서 하이브리드 워크를 실험해 오고 있는데, 2022년 8월에는 9월부터 주 3회 사무실 출근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그리고 각 팀이 추가로 하루를 정해 총 3일을 사무실에 출근하는 제도이다. 네이버는 2022년 7월부터 주 3일 이상 사무실에 출근하는 ‘Type O(Office-based Work)’와 원격근무 기반의 ‘Type R(Remote-based Work)’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근무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단순히 사무실 근무와 원격근무를 혼합하는 것만으로는 하이브리드 워크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없다. 하이브리드 워크는 지속해서 적응해 나가야 하는 근무 방식으로,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단점과 부작용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 워크 상황에서 구성원들이 경험할 수 있는 정서적 어려움에는 무엇이 있을까?

오프라인과 온라인 업무 환경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워크는 100% 사무실 출근에 비해 직접 만나는 시간이 적다. 우리는 오프라인 환경의 대면 상호작용에 익숙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워크 상황에서 동료와의 유대와 공동체 의식이 약해진다고 느낄 수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65%가 코로나19로 유연한 근무방식이 확대되면서 동료와의 연결감이 약해졌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동안 고용된 MZ세대의 70%는 팀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 워크 시 약화될 수 있는 유대감과 소속감을 챙기려면?

구성원 간 관계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대한 힌트는 관계 전문가, 샤스타 넬슨의 책 ‘우정의 비즈니스 (The Business of Friendship)’에서 찾을 수 있다. 넬슨은 “직장 동료와 우정을 쌓고 나누는 것이 개인의 행복을 높여주고, 더 건강하게 만들며, 업무 생산성을 증가시킨다”면서 우정의 3요소를 제시하였다. 우정의 3요소에 기반하여 하이브리드 워크 환경에서 관계의 질을 높일 방안을 알아보자.

The Business of Friendship by Shasta Nelson



첫 번째 우정의 요소, 긍정성(positivity)

긍정성은 상대방과 시간을 보내며 생기는 긍정적인 마음을 의미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업무 환경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워크 환경에서 구성원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보이지 않고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구성원이 무언가를 잘했을 때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방법으로 긍정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로코드 플랫폼 하이퍼쿼리는 사무실에서 일할 때처럼 동료들을 칭찬하고 축하할 수 있도록 온라인 채널을 마련하였다. 칭찬하고 싶은 동료를 언급하며 타코 이모지를 함께 적는 방식인데, 모든 구성원은 매일 5개의 타코를 받고 최대 5개까지 선물할 수 있다. 하이퍼쿼리는 분기별로 타코를 가장 많이 받은 구성원에게 선물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 우정의 요소, 취약성(vulnerability)

취약성은 상대방에게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을 뜻한다. 하이브리드 워크 체제에서 동료와 떨어져 일하다 보면 어려운 상황에서 고군분투할 수 있다. 문제는 말하지 않으면 상사와 팀원들은 상황을 인지조차 못 한다는 것이다. 넬슨은 취약성을 보이는 것은 “개인이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다른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사람으로 여겨진다고 느끼게 만드는 관문”과 같다고 설명한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구성원이 취약점을 진솔하게 드러내게 하려면, 의도적으로 관문을 만들어줘야 한다.

미국과 인도에 기반을 둔 한 전문 서비스 기업 직원들은 각기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거나, 같은 건물이더라도 층이 달라서 주로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었다. 한 경영학회지에서 실린 사례연구에 따르면, 이 회사는 팀원 전원이 참여해 서로의 애로사항을 이야기하는 펄스 체크(pulse check) 시간을 운영해 긍정적인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펄스 체크는 일주일에 한 번 90분 동안 진행된다. 연구결과 이 기업은 펄스 체크를 통해 구성원들은 각자의 업무와 업무량에 대해 이해하고, 어려운 상황에 있는 동료에게 도움을 손길을 내밀게 됐다고 한다. 구성원들은 동료 간에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때 타인과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바쁜 일정으로 별도의 펄스 체크 세션을 마련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하루 1회 모든 팀원과 근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때, 원격근무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화상회의로 진행해야 하며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도록 비디오는 켜는 것이 좋다. 그리고 리더는 구성원에게 어려운 점은 없는지 질문해야 한다.



세 번째 우정의 요소, 지속성(consistency) 

지속성은 상대방과 교류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넬슨은 지속성을 높이려면 물리적 거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어서 자주 만나는 사람들에게 더 친숙함을 느끼고, 그로 인해 그 사람들과 있을 때 더 안정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워크 상황에서 구성원은 사무실 출근일에 동료와 교류하는 시간을 가지고, 원격근무 날에 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사무실 출근일에 가까운 자리에 앉아 있는 팀원들과의 교류에 그친다면 충분히 교류한 것이 아니다. 구성원들이 사무실 출근일에 부서 경계를 넘어 넓은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온라인 안경 유통 업체 와비파커의 런치 룰렛(lunch roulette) 제도를 참고해볼 수 있다. 런치 룰렛은 매주 무작위로 선정된 4명의 사람들이 함께 점심을 먹는 제도이다. 

대면 만남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어려울 경우 온라인으로 교류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2014년 창립 이후 100% 원격근무를 운영해온 데브옵스 플랫폼 기업 깃랩은 지금도 전 세계 65개국 이상에서 약 1300명의 직원이 원격근무하고 있다. 깃랩은 매일 의무적으로 30분간 동료와 소통하는 제도를 운영해 구성원 간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이때 만나는 동료는 챗봇이 무작위로 선정해 준다고 한다.







하이브리드 워크 도입은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긴 여정'

지금까지 하이브리드 워크 상황에서 유대감과 소속감을 강화하기 위해 챙겨야 할 것들을 살펴보았다. ‘이렇게 할 일이 많다면 전면 사무실 근무나 원격근무가 낫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무실 근무와 원격근무의 장점을 합한 하이브리드 워크는 제대로만 시행한다면, 성과와 직원 행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근무 방식이다. 기업들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하이브리드 워크에 적합한 제도와 문화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하이브리드 워크에 대한 일률적인 접근 방식은 없다. 조직이 이 복잡성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일하는 방식, 거주 장소,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대한 접근을 포함해 조직의 전반적인 운영 모델에 유연성을 포용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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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M이 HR insight에 연재한 '일하는 방식의 뉴 노멀, 하이브리드 워크'를 정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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