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 동네 한 바퀴,

벨렘 지구

by Honey

오늘 오후엔 바다같이 드넓은 강인 '테주강'에 인접한 벨렘지구를 돌아보기로 했다.

테주강을 가로지르는 '4월 25일 다리' 뒤편으로 '예수상'이 보인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우린 가장 먼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에그타르트'를 판매한다는 그곳으로 향했다. 평소에도 나는 빵보다 떡을 더 선호하는 사람이라 '대체 뭐 얼마나 대단한 맛이라는 거야..'라는 생각으로 만난 에그타르트는 정말이지 생색을 낼 만한 맛이었다. 아니, 더 크게 내도 될 법한 맛이었다.


1837년부터 이어져 온 역사를 자랑하는 '파스테이스 드 벨렝'(좌) 아.. 정말 또 먹고 싶다......


전 세계 에그타르트의 원조라 불리는 이곳의 에그타르트는 가게 바로 옆에 위치한 '제르니무스 수도원'에서 유래되었다. 수도복을 빳빳하게 다리기 위해선 달걀의 흰자가 필요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른자만 남게 되면서 그 노른자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에그타르트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몰리긴 하지만 구매는 비교적 쉽게 쉽게 이루어진다.

우린 제르니무스 수도원 근처의 벤치에 앉아 열심히 사 온 상자 속의 에그타르트를 금세 먹어치워 버렸다.

정말 살면서 먹어 온 에그타르트 중에 단연코 최고의 맛이었다.

에그타르트를 먹으러 리스본에 간다는 얘기들은 정말 허언이 아니었던 것..

에그타르트를 먹으며 잠시 여유를 즐겼던 벤치 앞의 '제르니무스 수도원', 수도원을 돌아보는 건 나중에 리스본을 다시 오게 된다면 하는 걸로..


인생 에그타르트를 맛본 우린 '신대륙 발견기념비'로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 발견기념비는 보수공사 관계로 철근구조물과 하얀 천으로 부분 부분이 가려져 있었다. 발견기념비는 포르투갈의 대항해시대를 열었던 해양왕 '엔리케'를 필두로 수많은 인물들이 조각되어 있으며 리스본의 명소로도 아주 유명한 곳이다.

실제로는 이런 모습이다.(좌) [사진출처-네이버 블로그 '손안의 여행'님], 발견기념비가 세워진 광장의 바닥에서 만난 반가운 '한반도'(우)


발견기념비의 온전한 모습을 마주하지 못 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우린 광장에서부터 테주강을 따라 '벨렝탑'으로 향했다.


테주강 한편에도 '사랑의 열쇠'가 가득하다(좌), 실제로는 리스본에서 처음 본 '수륙양용버스', 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강물에 풍덩~ 들어갈 때 꽤나 신기했다(우)
벨렝탑


'벨렝탑'은 사실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본래 해안을 감시하던 목적으로 쓰이던 곳을 스페인 지배 당시엔 지하공간을 죄수들의 감옥으로도 썼다고 한다. 밀물과 썰물의 차를 이용해 일종의 물고문을 시킨 셈..

지금의 고풍스러운 모습에 역사를 알지 못했다면 그저 감탄만 하고 있을 뻔 했다..



벨렝탑과 근처 공원까지 열심히 걸으며 돌아본 우린 저녁을 먹으러 바이후 알투 지구향했다.

여행지에서 주변을 둘러보며 걷는 걸 좋아하는 나 때문에 함께 다닌 초딩이 살짝 힘들어하는 것 같아, 종일 고생한 두 다리를 위해 저녁은 맛있는 걸 먹기로 했다.

이 골목에서 가장 좋은 식당으로 가야지!
내가 주문한 에스프레소와 쉬림프 샐러드, 이탈리안 드레싱에 약간의 만다린 오렌지 드레싱을 섞은 맛이라고 해야 하나? 탱글탱글한 새우와 함께 상큼한 드레싱이 정말 꿀맛이었다


우리의 결심만큼이나 여행 중 가장 만족스러운 저녁을 이곳에서 먹은 것 같다.

(여행의 마지막 날 호텔 뷔페에서 호사를 누리긴 했지만 이날의 저녁이 더 기억에 남는다)

본래 고기보다 풀이랑 바다에서 나는 것들을 좋아하는 나는 제철 대하만큼이나 큼지막하고 탱글탱글하던 새우가 들어간 샐러드를 정말 맛있게 먹었고, 초딩은 인생 스테이크를 만났는지 마지막으로 접시에 묻어있던 스테이크 소스마저 다 긁어먹을 정도였다.


저녁까지 든든하게 먹고 난 뒤, 호텔까지 오는 길도 제법 거리가 있는지라 우린 밤산책을 하는 기분으로 소화도 시킬 겸 다시 또 걷기 시작했다. 돌아오던 길에 지나치게 된 '상 페드로 드 알칸타라 전망대'에서는 리스본의 야경을 보며 잠시 숨을 고르던 중에 돌아보니,

밤의 리스본


전망대 한편에 무슨 동네잔치 마냥 노래하는 사람, 그리고 춤을 추는 사람들이 있었다.

더 흥미롭고 재밌었던 건 길을 가던 사람들이 마치 다들 일행인 것처럼 들어와서 함께 춤추며 놀던 모습,


아무래도 동네잔치가 맞는 것 같다. 길 가다가 들어와서 막 춤추고들 난리 났음. 나 이런 분위기 정말 너무 좋아~


그들과 함께 어울리며 춤을 출 용기까지는 나지 않았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분위기는 쉽사리 발길을 돌리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런 곳이라면 맥주 한 병을 들고 서서 내내 보아도 좋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정신 차리고 들어가서 잠은 자야지..)


그 엘리베이터 트램, 지나는 모든 순간들을 아주 많이 기억해야겠다..


그래도 얼마 남지 않은 날들이 너무 아쉬우니 맥주는 들어가서 마시자, 초딩아,








keyword
이전 11화Sintra, Cabo da Roca, Casc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