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인 미, 미의 기준
시대적 맥락과 미의 기준에 관하여
우리가 생각하는 미
교회의 십자가는 누구에게는 영적이고, 미적으로 완벽한 느낌을 준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우리나라의 빨갛게 떠 있는 십자가를 보며 흉물스럽다고 생각한다.
아름답고 좋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기존의 가치에 비해 터무니없게 올라가고,
또한 누군가에게는 폄하되거나 무시당하기도 한다.
절대적 미의 기준이란 존재하는가?
만약에 없다면, 미의 기준은 어떻게 형성되며
건축에서 미의 기준이라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을까?
뇌이징 : 미의 기준의 기준
처음의 시작은 이렇다. '뇌이징'이라는 말이 있다.
뇌+에이징의 합성어로서, 처음에 안좋아 보이던 것이 자꾸만 보게되면서 좋아보이게 된다는 말을 뜻한다.
에어팟이 처음에 출시되었을 때, 아이폰 11의 후면 카메라가 나왔을 때를 생각해보자.
콩나물, 타로버블티등의 각종 비난성 말들이 오가고 애플 디자인감각이 망했다는 소리 또한 들려왔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누구나 그 흉측하다는 콩나물과 타로버블티를 들고다니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는가.
이처럼 미의 기준은 바뀌고 있다.
요즘 지어지는 아파트를 보자, 기존의 판상형 아파트에 코어가 가운데 올라가는 ㅗ모양의 아파트에서
요즘은 아치모양의 형태의 아파트로 바뀌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미의 기준은 스토리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롤렉스 오이스터 제품은 Oyster, 굴이라는 뜻인데
굴이 입을 닫으면 물이 들어가지 않는 것에 착안해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1920년, 글리츠라는 여성이 영국과 프랑스사이의 도버해협을 10시간이 넘게 수영으로 횡단했다.
롤렉스사는 그녀의 손목에 오이스터 시계를 채웠는데,
그 이후로 이 오이스터 시계는 방수의 대명사가 되며 가치가 올라갔다.
어떤 디자인 혹은 상품이 스토리를 힘입어 미적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그런식의 미적기준은 각자의 오브제의 성격에 맞는 스토리,
또는 그것을 바라보는 주체자의 지식체계 여부에 크게 영향을 받고 바뀌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회적으로 통념되는 미의 기준은 어떻게 바뀌게 되는 것일까.
클래식, 트렌디, 아방가드르
미의 기준이 바뀌었을 때, 우리는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질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클래식 / 트렌디 / 아방가드르 가 그것인데,
클래식은 기존의 미를 답습하려는 것을 뜻한다. 아이오닉 기둥이 대표적으로 그러한데,
사람들은 콘크리트라는 새로운 재료가 나오게 되었을 때 처음부터 르꼬르뷔지에의 돔이노 시스템을 만들어 내지 않았다.
사람들은 아이오닉 기둥을 콘크리트로 만들어내기에 바빴다. 클래식으로 돌아갔던 것이다.
트렌드는 기존의 미의 체계가 존재하고 그것들에 반하는 방식으로 형성이 되는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르네상스와 바로크, 종교개혁과 반종교개혁이 그것이다.
아방가드르는 트렌드와 똑같이 기존의 미의 체계가 존재하고 그것들에 반하는 방식으로 형성이 된다.
다만 트렌드와 다른점은 트렌드는 아치형의 아파트와 같이 현재 추세와 다르긴하지만
예전에 유행했던 것이 재유행했던 것이지만, 아방가드르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디자인 체계를 구축한다는 점이다.
애플의 예시를 많이 드는 것 같지만, 애플의 아이폰의 동그란 홈버튼의 디자인은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기술체계와 디자인논리가 만난 '아방가드르'한 디자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클래식이면서 아방가드르, iPhone 또한 아방가드르는 자기 자신이 클래식이 되고 싶은 성질이 있는데,
2007년에 출시되었던 아이폰 2G 1세대 아이폰 디자인은 Software와 시스템 혁신은 있어도,
2017년동안 디자인적인 혁신은 한번도 없이 똑같은 디자인을 사용해왔는데,
그것이 하나의 클래식 디자인을 생산해낸 것이다.
그렇듯, 현재 탄생하고 있는 디자인이 미의 기준을 바꾸고 있다.
그렇다면, 절대적인 미의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였을 때, 무엇이 우리의 미의 기준을 결정하는가?
그건 바로 지금까지 태어나서 축척된 사회적인 관념들과 관습, 그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