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작-처음 쓴 녀자 작품집』 속 <시> 임열
경력단절 주부가 드디어 아르바이트를 갔다.
놀이동산서 눈을 쓸며 이러려고 대학원 갔나.
그보다 어린 외국인 상사의 구박을 쓸어낸다.
아이 셋 엄마 아르바이트는 마트 꽈배기 코너.
경영학 피아노 전공 후 찹쌀 꽈배기 튀기는 중.
그 옆 김밥 집엔 성악전공 이태리 유학파 언니.
대학원까지 나와 마트 캐셔 한다는 돌림 노래.
첫 알바 나온 50대 이대 나왔대서 동료들 깜놀.
시간강사는 돈 안된다 교수 때려친 몇몇 언니.
눈을 쓸고 쓸며 체면 치우며 애들 간식을 산다.
꽈배기 담고 담아 병원비 약 값 현실을 지킨다.
글을 쓰고 쓰며 돈 쓰는 그날의 고삐를 당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