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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작-처음 쓴 녀자 작품집』 속 <에세이>
기내가 크게 흔들렸다. 기상 상황이 좋지 않다며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풀지 말라는 승무원의 안내방송이 나왔다.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차에 탄 것처럼 몸이 좌우로 흔들렸다. 격렬한 흔들림으로 놀란 가슴을 진정하기도 전에 비행기는 위로 올라갔다가 아래로 떨어졌다. 속이 울렁거렸다. 다른 승객의 비명도 들렸다.
한순간 안전장치 없는 바이킹으로 변모한 비행기 안에서 승객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더 이상 안내방송도 없었다. 기내 분위기는 급속도로 침울해졌다. 비행기가 무사히 제주도에 도착하기를 비는 방법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살 수 있을까? 눈앞이 흐렸다.
비행기가 곧 제주도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들렸다.
몇 번의 착륙 시도 끝에 겨우 땅을 밟았던 첫 비행은 오랫동안 공포로 남았다. 아니, 남았었다. 신기하게 이번 제주도행 비행은 이륙도, 난기류도, 안전벨트 표시등이 켜져도 무섭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