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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사 대웅전(천년의 목조건축)

예산_사천

by 밀크티 라떼 Nov 12. 2022

부모님 농장이 있던 덕산으로 향하는 길에 수덕사에 들렸다.

덕산에는 덕산온천도 유명하고 수덕사와 윤봉길 의사의 사당이 있다.

해마다 매헌 문화제가 있고 노래자랑도 열려서 즐거움이 많은 곳이다.

수덕사는 덕숭산(수덕산)이라는 그리 높지 않은 산자락에 위치해 있다.

가파르지 않은 산길에 주차장이 사찰 입구에 설치되어 있어서 인지

평일인데도 많은 인파가 있었다.

이렇게 얕은 산자락에 천년이나 된 목조 건축물이 있으니 방문객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천년이나 되었는데도 조선 말기에 지어진 것처럼 튼튼해 보인다. 침략이 잦았던 우리나라에

목조로 된 건물이 남아 있으니 귀한 보물이 아닐 수 없다.

이곳은 접근성이 좋아서 노인대학이나 재활원에서 많은 분들이 사찰을 보러 오셨다.

거의 평지나 다름없는 길도 큰 도전이신 듯했다.

그래도 고운 단풍잎 앞에서 사진을 찍으시며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으신다.

공기는 맑고 하늘을 파랗다. 


수덕사는 창건 연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백제 위덕왕(554~597년) 재위 시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 충렬왕 34년(1308년)에 대웅전이 건립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 대웅전은 국보 제49호로 봉정사 극락전과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에 이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에 속한다. 대웅전 앞에 있는 3층 석탑(충남 유형문화재 103)이 있다.

사천은 수덕사를 가로지르는 하천이다. 사천리에 있어서 지명의 이름을 딴 것 같다.사천은 수덕사를 가로지르는 하천이다. 사천리에 있어서 지명의 이름을 딴 것 같다.

수덕사 입구에 있는 매표소에서 대금을 결제해야 한다. 열심히 걸어 올라가며 시원한 가을 공기를 듬뿍 마셔보았다. 

예전에는 수덕사 앞에 이렇게 음식점과 상점이 많지 않았다. 기념품 가게 몇 개가 다 였는데 지금은 음식점도 많고 투썸플레이스와 이마트 24까지 들어와 있어서 놀랬다.

오래전 부모님이 기념품 가게에서 나무 주걱을 사 오셨던 기억이 있다.

조금 걸어가니 수덕사를 가로지르며 흐르는 사천의 물소리가 경쾌하다. 작은 하천이지만 덕숭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은 사찰 내에 약수터를 지나 산 아래로 흐르고 있다. 

산 아래 단풍나무와 소나무까지 모두 단정한 것은 사찰을 지나온 사천의 효험이 아닐까. 

사천이 흐르는 곳곳에 거석으로 되어있는 얕은 낙차보들이 있고 약간의 경사를 두고 쌓아 올린 자연석으로 하천을 보호하고 있었다. 거석의 생김이 반듯하고 사찰과도 잘 어울렸다.  

덕숭산(수덕산)이 야트막해서인지 사천도 길지 않다. 덕산면 대동리 국도 40번 도로가 지나가는 사천 교에서 와룡천과 합류한다.


수덕사에는 부속건물들이 많았다. 부속암자로 비구니들의 참선도량인 견성암과 일제강점기 시대에 김일엽이 기거했다던 한희대가  있다. 수원에 나혜석거리가 조성된 것과는 달리 김일엽에는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남자들과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더구나 그 혹독한 시절에 말이다.

한 인간의 삶 속에 그 시대의 생각이 투영된다고 보는데 그 시대의 혼란스러움이 느껴졌다.


대웅전으로 오르기 전에 해탈교가 있다. 하천을 건너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넓은 마당을 만들고자 한 것 같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해탈교 옆으로 미술관과 연결되어 있고 앉아서 차도 마시고 가을 햇볕을 쪼일 수 있다.

욕심과 근심을 버리는 것이 해탈인가?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순 없다면 조금만 이라도 내려놓자 다짐해본다.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길 바래본다.

수덕사에 흐르는 사천과 사천 위에 있는 해탈교는 잠시 잊고 있었던 마음의 평화를 찾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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