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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 하루살이!
03화
결단, 그뒤
3. 목소리가 잦아 든다는 것은,
by
하리
Nov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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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도 더 전인
첫 진단
때
였
다.
신장에 있는 6센티 가까운 종양이 암일 확률은 98프로 이상이라 했다. 그래서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껏 진단서를 받지 못했다.
신장암의 진단 방법은 조직검사가 수술 이전이 아니라 수술후라고
하니 신장하나를
뚝 떼내야 된다는 가정이 붙었었다.
두렵고 놀라고 당황한 가운데도 나는 최선의 선택을 고민해야 했다.
그리고 결단 했다.
수술을 포기했다.
그래서 내 노동력으로 일해서 적금붓듯 한 유일한 재산같은 보험금 수령 또한 물 건너 갔다.
그후로도 십 년 넘게 꼬박꼬박 넣기만 했다.
간신히 넣어 오던 보험료 마저 지금은 말로만 하던 해설사
일을 놓은 지도 일 년이 넘어가고 있
으니 정말 난감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검사는 해야 하기에 병원은 종종 갔었다. 그리고 뭔가를 결정해야 했다.
날마다 장구치고 노래부르고 사람들을 만나며 낮엔 문화관광해설사 활동을 했다.
평소보다 조금 피로하다 싶으면 쉬기도 했었다.
그런데 동네안에서 예비문화도시 프로그램이 무려 7개나 돌아가고 있
었다.
마을 부녀회 회장이름으로 들고 왔으니 함께 해야 했다.
난생처음 자화상을 그리고 또 문패도 만들었다. 몇 번이고 제의해서 만든 미술반이었다.
한 평생을 농사일만 하다 온몸 뼈마디마디 안 아픈데가 없다며 극구 사양했었다.
그런 분들이 막상 붓을 잡으니 옆 사람이 어떤 말을 하는지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면서 색칠을 하셨다.
어떤 날은 수박이 쩍 갈라지고 또 다른 날은 뜨끈한 수제비가 끓고 있었다.
또 다른 반인 벽화팀은 어쩌다가 최근 몇 년이내에 귀촌을 결심하고 들어오신 늦깍기 남학생들로 구성되었다.
그림및 글쓰기반이나 민요와 풍물팀은 에어컨 바람이라도 쐬지만 벽화팀은 말 그대로 한 여름 더위와의 한판 싸움이었다.
낡은 벽을 정리한 뒤 말끔히 씻는데 몇날 며칠이 걸렸다. 그다음 흰 색으로 정리했다. 그것도 몇 번씩이나 색칠을 해야 다음에 그릴 그림이 잘 나온다기에 땀과의 전쟁을 했다.
그렇게 꽃을 계절별로 그려 나갔다.
가을이 다가올 무렵에는 더 어수선했다.
그간 배운 것들을 발표할 잔치 준비를 해야했다.
그때쯤이었다. 목소리가 조금씩 갈라지고 있었다. 사람들 앞에서뿐만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면 더 심하게 잠겼다.
그것은 내 몸이 암세포에게
지고 있다는 표시였다.
언제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고통없는 죽음은 없다는 것을 알기에 대책을 찾아야 했다.
가족 누구에게도 말을 않고 병원을 갔다. 검사 결과는 불과 서너달 전에 비해 몇 센티나 종양이 자랐다는 것이다.
그것도 곧장 어디로든 튈 것같은 별모양이라 했다.
동네 잔치는 무사히 마쳤었다.
한시라도 급하다고 했지만 일 주일을 넘어 달을 채우고 계절도 지나갔다.
다만 그간 하던 모든 일을 내려 놓은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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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검사
종양
진단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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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 , 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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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래 작가를 꿈꾸며 다양한 경험하다!! 다른 사람이나 지나온 지역역사를 해설하다가 드디어 나란 사람을 해설하고 싶어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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