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 하루살이!

3. 심한 불균형

by 하리

첫 아침 핸드폰을 켰다. 간밤에 다운로드한 동영상을 보면서 실내 운동을 따라 할 작정이었다. 아침을 먹고 나면 갈 곳이 많아서 아무래도 만보를 채우기 어려울 것 같아서다.

실내에서 5분만 해도 하루 걷기의 기본은 된다더니 정말 몇 동작을 하지 않았는데도 힘이 들었다.

지난달 2년에 한 번씩 하는 건강 검진을 했다. 근래 몇 달간 나름 열심히 걸으려 노력했기에 조금은 느긋했다. 하지만 검진 결과는 예상을 뒤엎었다.

전혀 근력이 오르지 않아서 점수가 그대로였다. 무엇보다 팔다리 근육 차이가 심한 불균형이란다.

균형이 맞지 않는 게 어디 팔다리뿐이랴?

꿈과 현실의 차이가 그렇고 마음과 몸이 그러하며 해야 할 일과 하고 있는 일마저 여태 심한 불균형이라 할 것이다.

꿈꾸다 만 것이 한 둘이 아니니 할 말이 없다. 또한 몸과 마음도 잘 관리하지 못했으니 또한 꼬릴 내려야 한다.

그러나

팔다리 근육량만큼은 정상으로 돌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물론 엄청난? 노력 여하에 따라 말이다.

지난봄은 그런대로 약간 불균형이랬다. 4월 들면서 못자리 준비 때와 맞물려서 본격적인 일철이 시작되었다.

남편은 겨우내 얼다 녹다 한 논밭을 트랙터로 갈기 시작했다. 옛말에 부지깽이도 뛴다는 오월이 되자 훌렁훌렁 뒤집혀서 반듯하게 다듬어진 밭에는 잡곡이 심기고 있어 시원찮은 나도 호미를 들었다.

밭 돌보기는 그저 거듦으로도 가능했지만 집 앞뒤로 제멋대로 자라고 있는 풀은 볼 때마다 신경 쓰였다. 한 뼘 뜯어내면 뭔가를 심어야 했다. 안 그러면 언제 뽑았냐며 풀이 올라와서 약 올릴 테니까 말이다.

처음 계획은 모든 노동은 한 시간 이내로 정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시간은 오전 오후 한 시간씩으로 바뀌었다.

한 달쯤 뒤에는 거의 두배로 늘어났다. 그때부터 성취감은 있는데 쉬는 시간이 낮잠으로 바뀌곤 했다.

그 후 며칠간 감자를 캘 때다. 감자가 포기마다 글뭉글 올라오니 캐고 또 캤다. 연달아 제사와 생신도 겹쳤었다.

그만 탈이 났다.

부랴부랴 달려간 검진센터에선 검사거부까지 당했다. 대신 대학병원을 갔는데 그 결과 팔 근육은 올라서 정상에 가까웠지만 나머지는 엉망이었다.

자연히 풀 뽑기도 멈춰야 했다. 그 후 채 두 달도 안되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어떤 식이든 균형을 잡기 위한 노력은 계속해야지 싶다. 지금은 근육뿐 아니라 삶의 전반적인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할 때다.

그런 마음자세로 오늘 하루도 뻔뻔? 히,

웃고 걸으며 기뻐할 것이다.

살아 있음 그 자체만으로도 기회는 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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