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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 하루살이!
10화
뻔뻔? 하루살이!
4. 와 이리 다노?
by
하리
Dec 5. 2021
김장철이다. 올해는
평
년보다 늦은 편이
다
. 애초에 어머님과 시동생의 전두지휘로 시작된 배추심기
부
터 날씨가 덥고 비가 적게 와서 늦장을 부릴 수밖에 없었다.
배추 모종을
한 뒤에
뿌리내렸나 싶어 보면 시들 머들 죽어나갔다고 한다. 또 사다 심길 몇 번 한 뒤에도 성장이 더디었으며 병치례까지 했단다.
김
장 시작
보름 전만 해도 어머님께선
''우리 먹을거나 되겠나?'' 하셨다.
그런저런 조바심으로 혹시나 모자랄까 봐 올해는 배추를 미리 먹어본 적이 없다.
드디어 기온이 떨어지고 서리를 몇 번 맞고 나서야 배추를 뽑았다. 그제야
뜻대로 잘
자라지 많아 어머님 속께나 태웠던 배추 맛을 볼 기회가 생겼다.
속잎은 생으로 먹을 요량으로 따로 씻어두고 바깥쪽 잎 몇으로 겉절이를 했다.
식탁에 앉은 남편이
맛을 보더니 수저를 놓으며 말을 했다.
''와 이리 다노? 사카린이라도 넣었나?''
''뭐 라카요? 평소대로 했는데!, ''
그리 말은 했지만 그제야 맛을 보니 정말 설탕이나 꿀이라도 한술 넣음직한 단맛이었다.
배추는 성장 여건이 좋으면 포기가 크고 속도 두꺼워서 대체로 무르고 싱겁다. 그런데 이번 배추는 근근이 자라다가 수확 전쯤에야 마지막 힘을 발휘해 자신의 속을 단맛으로 채웠나 보다.
우리네 삶도 그런 게 아닐까?
아무리 힘들어도 지례 포기 않고 참고 기다리다 보면 어느 땐가 기어이 단맛을 내는 배추처럼 여문 꿈을 이룰 때도 있을 것임을 말이다.
다른 가족들이 심고 가꾸느라 고생할 때 거든 적도 없으면서 뻔뻔? 하게도 배추에다 나의 삶을 반추해 본다.
'나는 어떤 맛으로 익어 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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