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품는 봄
욕심도 희망이라 말해도 되는 걸까?
나의 첫 브런치는 그 질문으로 시작했다.
"때로는 욕심이 좋은 출발이 되기도 한다"라는 글로
베란다 정원을 품는 내 희망을 적어본 글이 시작이 되었다.
01화 때로는 욕심이 좋은 출발이 되기도 한다 :) (brunch.co.kr)
여름 지나, 가을 지나. 겨울.
무성하고 풍성했던 계절들을 뒤로하고, 겨우나기를 위해 거실로 들어온 나의 식물들은
물리적으로는 나와 한층 가까워졌지만, 꽃도 초록도 아끼고 있는 겨울의 모습.
(베란다 월동이 가능한 아이들은 그대로 베란다에서 지내는 중이다)
겨울이지만 봄을 기다리고 있는 나의 베란다는,
온 세상 초록들이 기지개를 우쭈쭈 펴는 봄날을 희망으로 품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질문은, 욕심도 희망이라 해도 되지 않나요?
욕심은 꼭 나쁘기만 한가요?
겨울 베란다를 바라보며 내 우문(愚問)을 전해봅니다.
세상의 현자들이, 현존하는 유튜브의 현자 법륜스님조차도
욕심을 버리라고 한다.
다 내려놓으라고 말씀하신다.
나는 가끔 그 말씀들이 너무 공허하고, 텅 빈 메아리 같아서
짧은 우리 생에 붉은색 '접근제한' 테두리를 만나는 듯 무릎이 꺾이는 마음이다.
무릎이 꺾여서 현자를 찾아갔는데, 무릎을 꺾은 채 살라 하시는 것 같이 들려 서운한 마음이다.
사는 것은 모두 욕심에서 출발하고 (희망에서 출발하고)
욕심이 있어서 살아지고 (희망이 있어서 살아지고)
더 큰 욕심이 있는 사람은 성취하고, 욕심이 있으니 누군가도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데.
우리의 좌절에 대한 대답은, 욕심내지 말고 현재에 감사해라.
내가 봄에 필 매화를 기다리다 결국 마지막 꽃망울까지 모두 잃고 말았을 때,
나는 욕심을 잃은 것일까? 희망을 잃은 것일까?
나를 해치지 않을 때에는 희망이 되고,
나를 해치는 것에는 욕심이 되는 것인지...
희망이 꺾일 때마다, 욕심이라고 하던 세상의 잣대에 가졌던 설움에 궤변을 털어놔본다.
정말 억울하고 속상할 때에도 현자들은 언제나 그랬다고요,
원인은 결국 니 탓이요 문제는 니 마음이다. 그러니 너를 더 내려놔라. 엉엉 ㅜㅜ
정말로 내 탓이 아닌 때에는 너무 서럽습니다.
그럼에도, 내 베란다 정원은 희망을 품어야 할 일!
초록을 품고 꽃을 보고 싶은 내 욕심은 희망이 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