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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o Jan 09. 2024

꽃이 피면 초대하고 싶은 곳,  나의 정원

꽃을 보고 있으면 친구를 부르고 싶어지는 마음.

차 마시러 올래? 우리 집에 꽃이 피었어~


꽃을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있긴 있더라.

- 꽃을 보는 건 그냥 뭐 싫진 않은데

   (이게 바로 싫다는 말),

    치우는 일이 귀찮아서 싫어요.라고 말하던 사람.

-- 그래, 그럼 너에게 꽃이 생기면 꼭 나한테 연락해~~

그 친구가 물었다.

- 그럼 당신은 어릴 때부터 꽃이 좋았던 거예요?

-- 응, 난 그랬던 거 같아.


어릴 때부터 꽃이 좋았다.

들판에 이름 모르는 꽃이 피어있으면 그것도 좋았다.


내 소박한 로망 중의 하나는,

내 식탁 한편에 꽃 한 송이를 꽂아두고 보는 거였다.


세상에 무용한 꽃.  

세상에 해를 끼치지 않는 무해한 꽃 한 송이만 내게 있어도

내가 살만한 것 같이 느껴졌다.

꽤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이 마음이 괜찮아졌다.


내가 가진 화병만도 줄을 세우면 꽤 길어질 것이다.

요즘엔 로컬매장에서 생산자 직거래가 있어 손쉽게 한 송이만도 살 수 있으니  나에겐 고마운 일이다.


집에 꽃이 있으면, 친구를 부르고 싶어 진다.

나만 그런가?


꽃은 한 송이여도 좋고, 한 다발이어도 좋았다.

내 화병에 꽂혀있으면.

집들이를 하는 여름 동안 내내 꽃다발이 풍성했다


꽃을 앞에 두고 차를 마시고 있으면 그렇게 아깝다.

이걸 나 혼자 보고 있기가...


꽃을 함께 보자고 친구를 초대하는 건,

글쎄...  그건 쉽지는 않더라.

예전처럼 동네 골목 사이사이에 서로 붙어살거나

사립문을 훤히 열어둔 채 사는 시절들이 아니다 보니

보고 싶다고 해서 친구도 가족도 아무 때나 불러내긴 어렵더라.


그런 내게, 내가 직접 키운 꽃들이 꽃을 피운다면~!!

나로선 너무나 집안의 경사요, 나의 보람이요, 자랑이다.


친구야,, 내 정원에 꽃이 피었다~

차 마시러 올래?

카라, 동백, 란타나
삭소롬, 추명국, 아메리칸 블루





나의 가장 좋은 한 때를 나누고 싶은 마음.

나는 꽃이 피었을 때 그 마음을 가지는가 보았다.


꽃밭으로 나서지 않았어도 꽃을 두고 너와 내가 마주 앉으면

그곳이 꽃밭이 되지 않겠는가.


그러니 놀러 와줘. 우리 집에 꽃이 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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