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돌쌤 Jun 30. 2024

THE FIRST SLAM DUNK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니

실수, 착각, 망각, 오해 등을 간혹 한다.

방학이 시작되거나, 학교 시험을 치른 후면

아이들이 원하는 OTT를 한 달간 시청하게 해 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disneyplus가 계속 시청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간 해지를 하려 사이트를 찾아다녀도 해지가 잘 안된다.

OTT는 신청은 잘 되어도 해지는 어렵게 되어 있는 듯하다.

하지만,

해지하려 했는데,

어느 날 막내가 1년으로 결재된 것을 찾아내었다.

아뿔싸, 99,000원이 결제되었다.

그 후 disneyplus를 통해 여러 드라마를 막내와 함께 본다.     


2024년 6월 10일, 슬램덩크가 오픈된다고 하여

기대하고 시청하였다.     


슬램덩크는 1990년대 최고의 만화였다.

1992년 주간 소년 챔프에 연재되었다.

그때는 가난한 대학 시절이라, 서점에서 전시된 주간지를 통해 보곤 하였다.

현재는 모든 주간지가 비닐로 포장되어 볼 수 없지만,

그 당시에는 모든 도서가 오픈되어 있었다.

매주 슬램덩크를 보는 것은

나의 삶에 큰 원동력이었다.

강백호, 채치수, 정대만, 송태섭, 서태웅, 권준호 등 모든 주인공은 강한 인상을 안겨 주었다.

그래서

돈을 아껴 단행본이 나오면, 한 권, 한 권 사들여 31권을 모았다.

그리고 시간이 나면 읽고, 읽고, 읽었다.     


왜?

그렇게 나의 삶에 슬램덩크는 들어왔을까?

그다지 농구를 좋아한 것도 아닌데

아마도

능력이 부족한 이들이 경기에 승리하는 과정이 대리 만족을 경험하게 했을 것이라 짐작한다.     


그러하여 슬램덩크 전집을 소장하게 되었다. 1992년도에 초판 되었으니, 20년을 보관해 된 셈이다.

자취방에서 제일 안전한 자리는 항상 슬램덩크의 자리였다.

잠이 오지 않거나, 우울한 날은 슬램덩크를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결혼 후에도

아내는 내가 이런 만화 전집을 보관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 후

세 자녀가 슬램덩크를 읽었다.

처음에는 시큰둥하였지만, 첫째, 둘째, 셋째 모두 읽었다.

그렇지만, 나처럼 큰 감흥을 느끼지는 않는 것으로 보였지만,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니

함께 같은 슬램덩크를 본 것에 대한 감흥이 나에게는 컸다.     


그러던 어느 날

방송에서 오래된 책에서 건강에 나쁜 먼지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

슬램덩크를 살펴보았다.

누렇게 변한 종이, 어떤 물질인지 모르지만 묻은 자리, 그리고 이상한 냄새 등

밤새 생각했다.

어쩌지? 어쩌지?

혹시나, 아이들의 건강에 해롭지 않을까 하여, 과감하게 폐지 통에 던졌다.     


disneyplus를 통해 다시 슬램덩크를 보았다.

예전의 큰 감흥은 없었다.

단지 이런 내용이었지 하는 생각만 스쳤다.     


우리 시대의 만화에는

인생이 있었고, 삶이 이었다.

그리고 가슴을 설레게 하였다.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니

이러한 설렘을 경험하기 어렵다.     


왜 그럴까?

20대의 나와 50대의 나는 같은데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어도

설렘을 경험하고 싶다.     


2024612     

이전 01화 무료 공기밥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