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했으면 어쩔 뻔했어?
브런치에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막연히 있었다. 브런치에서 글 한번 제대로 읽어본 적 없으면서...다른 SNS처럼 접근성이 쉽지 않고, 뭔가 단단한 성벽 안에 있는 커뮤니티 같아서 일부러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알고는 있었다. 글 좀 쓴다 하는 사람들은 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나는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행위 자체를 좋아했고, 종종 작문 관련 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뭐 브런치에서 학창 시절에 그런 상 안 받은 사람을 찾는 게 더 어려울 것이다.
막연히 생각만 해왔던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올봄 아이패드를 사서 디지털 드로잉을 시작하고 창작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다. 귀여운 그림을 그려서 나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생각만 해왔는데 아이패드와 애플 펜슬로 나의 욕구를 어느 정도 표출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한 그림 실력으로는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다 나타내기는 어려웠고, 또 많은 일러스트 작가님들이 브런치 연재도 병행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도... 하고 싶어...!"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었다.
언젠가 내가 그리고 쓴 이야기로 책을 내고 싶은 생각에 헤이 조이스에서 도전 출판작가 되기라는 강의를 수강했는데, 그 강의에서 소개받았던 신예희 작가님의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을 읽고,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어 당장이라도 노트북 타자를 두드리고 싶었다.
또 나의 여름을 풍성하게 해 주었던 해방촌 스튜디오에서의 그림일기 강좌 선생님이신, 김민지 작가님의 물건이 건네는 위로를 읽고, 이렇게 물건을 주제로 한 글을 쓰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김민지 작가님의 한마디가 결정적이었다.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 광고 만화를 올린 글에
'저도 언젠가 브런치에 글 쓰고 싶어요...!' 라고 댓글을 달았는데,
"언젠가라뇨! 지금 바로 쓰시면 되죠" 라고 답장을 해주셨다.
맞아, 지금 바로 쓰면 되지.
작가 신청 통과란 벽과,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는 지금 당장은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 바로 쓰는 건 나의 의지만 있으면 된다. (작가 신청의 벽은 넘겼다!!)
약 4개월 전부터, 인스타그램에서 일본 유학 일기와 일상툰을 주제로 일러스트 에세이를 연재하고 있다.
브런치에서 메인 주제로 펼쳐나갈 내용은 내가 지금까지 구매했던 것, 실행했던 것, 선택했던 것 등을 소개하고 나의 생각을 덧붙인 에세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소소한 일러스트를 첨가...!
심장이 두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