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같은 엄마의 사랑이 가끔은 버겁기도 했다.
내가 엄마 없이 살 수 있을까?
2015년 4월 28일의 일기
가끔은 엄마의 사랑이 버거울 때가 있다
주는 것 없이 첫째라는 이유로
자식이라는 이유로
너무 많은 것을 받기만 하는 것 같아서
항상 그 자리에 꼿꼿이 서서
우리 가족을 지탱해주는 아낌 없이 주는 나무 같다
부모님께 사랑 듬뿍 받고 자란 막내처럼
항상 씩씩하고 언제든 긍정적이고 밝아서
내 어떤 투정도 장난도 반항도 웃음으로 인내로 받아주신다
그런 엄마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가끔은 문득 두려울 때가 있다
우리 가족은 엄마 없이 살 수 있을까?
엄마 없는 세상을 과연 내가 살아갈 수 있을까?
엄마의 사랑이 너무나 감사하지만 가끔은 버겁기도 하고
그 사랑을 잃게 될까 봐 두렵기도 하고
받은 만큼 효도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기도한 마음을 담아서 적었던 글.
너무나 사랑하지만
함께 있을 때면 조금 버겁고
멀어지면 너무나 그리운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스무살 대학에 입학했을 때였다. 처음으로 부모님 품에서 떨어져 지내게 되었다. 엄마는 내가 간식거리, 과일 등을 잘 챙겨먹지 못하게 될까봐 걱정이 되셨는지 매 주 마다 일주일에 한 번 씩 택배를 보내주셨다. 그때 처음으로 엄마의 유별난 사랑을 몸소 느끼게 되었다. 주변 친구들 중에 아무도 그렇게 챙겨주는 부모님이 없었기 때문이다. 친구들은 매 주 마다 정성스레 택배 박스 가득 챙겨주는 우리 부모님을 부러워했고 오늘은 또 어떤 간식이 왔는지 궁금해하며 내 방을 기웃거리곤 했다. 엄마의 그 정성은 대학 재학 시절 내내,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자취 생활을 하는 도중에도 이어졌다.
내가 피땀 흘려서 돈을 벌어보니 엄마께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나에게 그런 정성과 에너지를 쏟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야 뒤늦게 철이 들었던 것 같다. 당연하게 부모님께 받고 누렸던 것들이 사실은 하나도 당연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먼 타지에서 기죽지 말고 여유 있게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 내게 해주셨던 노력들이 그제서야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부모님께 내가 더 잘해야겠다,
더이상 고생시켜드리지 말아야겠다,
더이상 속 썩이지 말아야겠다,
챙겨주시는 반찬들, 간식들을 남기지말고 잘 챙겨먹어야겠다
매 번 다짐 했었다.
그러나 다짐만큼 챙겨먹는게 쉽지는 않았다.
남긴 음식들을 못 먹고 상해서 버리게 될 때마다 죄책감이 들었다.
그러면서 문득, 부담감이 커졌던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많이 받아도 되는걸까?
가끔은 그 사랑이 버겁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