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의 하루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시안에서 비를 맞았다가 미세먼지로 샤워한 경험이 생각나서 비를 맞는 게 무서웠다. 내륙의 날씨는 휙휙 변한다. 더웠다가 추웠다가. 건조했다가 비가왔다가.
핑야오에 와서 딱히 할 게 없어서 알아보는 중에 면산이 참 멋지다는 걸 읽었다.
숙소 사장님에게 물어보니 일정 금액을 내면 드롭과 픽업을 해준다고 하셔서 바로 출발했다. 핑야오에서 가장 좋은 기억은 숙소 사장님과의 시간이다. 친절하셨고 늘 다정하셨다.
티켓을 사서 버스를 타고 올라갔다. 이름도 생소한 핑야오에서 더 생소한 ' 면산 ' 이라니.
후기 중에 가장 높은 곳에 먼저 갔다가 내려오면서 하나씩 보는 걸 추천한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
수많은 절들이 있고 어떻게 지었을까 싶은 웅장하고 거대한, 그리고 종종 기이한 절들이 면산에 있었다.
그리고 자연 그대로인 것처럼 보이지만 중간중간 뜬금없는 인위적인 테이블이나 의자도 있었다. 그렇지만 중국의 산을 와서 산을 보고 계곡을 보고 새를 보게 되어서 기분이 좋고 상쾌했다. 중국에 오면 산을 가봐야한다는 말이 있던데 규모도 남다르게 컸다.
왼쪽사진 저기 가장 위에 절인데 고소공포증이 심한 나는 심장이 떨렸고 잠깐 올라갔다가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할 것을 알고 다시 내려와서 구경만 했다. 그저 걸어 올라가는 것도 힘든데 대체 어떻게 만들었을까 놀라웠다. 중국에서 다양한 걸 보면서 피라미드는 정말 사람이 만들었다는 확신이 든다. 사람이 못 할 일은 없다.
산을 다 둘러보니 4시간이나 걸렸다. 블로그 후기에는 2-3시간이면 된다고 했는데 꼼꼼하게 본 것 같지는 않지만 꽤나 시간이 지나서 놀랐다. 어두워지기 전에 내려왔고 숙소 사장님이 내려오면 연락 달라고 하셔서 집에 다녀오시는 줄 알았는데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핑야오에서 특이한 음식을 시켜봤다. 벌집 같은 건 고기만두 같은 맛이 나고 가운데 음식은 잘 모르겠는 맛이다. 지금도 떠올리면 기억이 안나는 맛이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메뉴사진이 특이점이다. 핑야오의 거의 모든 식당의 메뉴판이 다 저거다. 진짜 다 똑같다.
중국정부에서 이것만 팔라고 한 건지 모르겠지만 다 메뉴판이 똑같아서 의아하기도 하고 나중에는 거부감까지 들었다. 여행이 먹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핑야오에서는 2박 이상 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음식이 물린다.
핑야오 고성이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데 레이저쇼를 할 때는 정말 많은 인파가 몰렸다.
중국에서 이렇게 인파가 몰리면 딸려오는 문제는 무지성 흡연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애기가 있던 어린이가 있던 그런 거 상관없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와중에 그냥 담배를 피운다. 지금 생각해도 숨 막히는 장면이다.
어느 곳에서든 화려한 야경을 자랑하는 중국 답게 이곳도 꽤 멋있었다. 고성을 배경으로 한 레이저쇼의 퀄리티가 정말 좋다고 느껴졌다.
중국 어느 지역에 가도 파는 중국식 복주머니 가게에 왔다.
다채로운 복주머니에 원하는 향(약재?)을 골라 넣을 수 있고 최소 1개월에서 6개월까지 간다고 하니 선물하기 좋을 것 같았다. 다산, 축복, 행복, 번영 등 직원들이 복주머니의 의미를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해 줘서 물건을 이해하기 쉬웠다. (번역기 필수)
핑야오에서 다시 베이징으로 가서 귀국을 하는 일정이었다.
이렇게 담담하게 2주간에 길고 긴 중국여행을 마무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