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타산

흑백의 끝에서 8/ 옳고 그름. 또는 바른 일과 사악한 일.

by 하노
수지타산
- 어떤 일이 이익이 될지
손해가 될지를 따져 보는 것.


우리는 언제부터 수지타산을 알게 되는 것일까? 상어의 경우 뱃속에서 먼저 태어난 개체가 늦게 태어난 개채의 알을 모조리 먹고 오직 한 마리만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뻐꾸기의 경우는 다른 새의 둥지에 탁란을 하게 되는데 이때 뻐꾸기의 새끼는 본능적으로 늦게 태어나는 다른 새의 새끼들을 모두 둥지 밖으로 떨어뜨려 죽인다.


상어와 뻐꾸기의 새끼들은 누구에게 이런 행동을 배운 것일까? 태어나서 타의 것을 빼앗아야만 자신이 생존한다는 것을 누가 알려준 것일까? 나는 생물의 모든 수지타산적 성격은 본능이라 생각한다.

본능인 것이다. 남의 것을 빼앗아야만 자신이 살아간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다.


우리의 모습은 상어와 뻐꾸기와 다르지 않다.

언제부터인지 동급생이던 친구들은 경쟁자가 되었고, 반에서 친구들을 모두 이겨 1등을 해야 목표로 하는 대학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사회에서도 입사동기보다 좋은 성과를 내어야 승진에 유리하다. 수지타산은 이미 우리 삶과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옛말에 서울 사람들에게 눈뜨고 코 베인다라는 말이 있다. 흔히 서울로 상경하는 사람을 보고 걱정 차원에서 하는 말이다. 서울은 우리가 살던 곳과 달리 인정도 배려도 없고 자신의 이익만 챙기니 항상 조심하라는 뜻이다. 서울 사람들이 듣는다면 살짝의 억울함을 호소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필자 역시 서울이 고향이 아니므로 은연중 머릿속에 남게 되는 말인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인정해야 한다. 수지타산적인 모습은 우리의 본능이다. 졸음과 배고픔과 같은 것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더욱 중요시될지 모르겠다. 무엇이 나에게 이익으로 다가오는지 매사에 신중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다른 상어와 뻐꾸기들에게 밀리게 되어있다.


모두 이해한다. 수지타산을 요구하는 현 사회도, 그걸 수용하는 내 친구들도, 하지만 어딘가 슬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친한 사람과의 시간이 행복한가? 그럼 바쁜 사회 속 수지타산을 요구하지 않게 되는 나 자신에게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눈을 뜨고 코가 베여도, 그 사람과의 시간이 행복하다. 내가 그렇다. 이익과 경쟁이 난무하는 세상,

도시에 살지만 늘 웃고 있는, 나는 아직 시골 사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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