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수업이 끝나고 코치님이 다가와 물었다.
“지윤씨, 걸스?”
맞다고 하니 웃으며 물었다.
“내일 첫 훈련이죠? 떨려요?”
“네, 조금요.”
“왜 갑자기 걸스 하고 싶어졌어요?”
“리그 뛰다가, 하고 싶어졌어요.”
“그럼 내일 봬요.”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괜히 긴장됐다. 위치를 몰라 살짝 헤매다 도착하니 이미 코치님들이 준비 중이었다. 먼저 코치님이 계셔서 인사를 하고, 잠시 후 감독님이 들어오셨다.
“지윤씨!” 하며 두 손을 치며 반겨주시는데, 순간 마음이 풀리면서도 동시에 설렜다. 새로운 팀에서의 첫 훈련, 새로운 사람들이 가득했지만 기대가 됐다. 첫 걸스팀 훈련은 정규반보다 훨씬 밀도 높았다. 스틱으로 상대를 막는 수비 연습부터, 백핸드일 땐 한 손, 포핸드일 땐 두 손으로 퍽을 다루는 법까지. 마지막에는 코치님의 휘슬에 따라 1명씩, 2명씩, 3명씩 나와 각각 1:1, 2:2, 3:3으로 퍽을 지키는 훈련을 했다. 자꾸만 1:1로 하다보니 체력도 떨어지고 힘이 빠졌다.
“지윤씨, 할 수 있어요!”
그때 코치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말에 힘을 얻어 마지막까지 버텼다. 왼쪽 스탑은 여전히 잘 안됐지만, 왠지 오늘은 넘어져도 덜 무서웠다.
훈련이 끝나고 코치님이 물었다.
“지윤씨, 오늘 어땠어요?”
“힘들어요.”
“그래도 재밌죠? 이게 하키에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서 듣고 있던 감독님이 덧붙였다.
“근데 잘하던데요?”
“아, 그래요…?”
괜히 어색하게 웃었지만, 묘한 위안이 됐다. 첫 훈련은 그렇게 끝났다. 몸은 무겁고 다리는 후들거렸지만, 그날의 공기는 오래도록 잊히지 않았다. 정규반의 익숙함 대신, 새로운 팀의 긴장감과 설렘이 그 자리를 채웠다.
그날 이후 나는 '혼자 훈련하는 사람'에서 '함께 뛰는 사람'으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었다.
그리고 확신했다.
이건 단순히 팀의 시작이 아니라,
다시 '우리'로 배우는 시간의 시작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