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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켸빈 Oct 07. 2021

참 손이 많이 간다

온라인으로 빈티지 옷장사 하기

 

 빈티지 장사를 하려면 일본어 케어 라벨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일본 빈티지 의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폴리에스테르, 모, 아크릴, 면, 나일론 등의 카타카나, 한자 표기법을 알아 두고, 나라마다 다른 세탁 기호도 숙지해야 한다. 케어 라벨을 꼼꼼히 읽고 옷에 맞는 세탁과 다림질을 하는 것이 첫 번째 관문. 나는 이 때 베이킹 소다를 한 스푼 넣는다. 빈티지 옷 특유의 창고 냄새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물세탁 가능한 제품이라도 반드시 세탁망에 넣어서 세탁한다. 확실히 옷의 손상과 변형을 막을 수 있다.   

   

 세탁 후 옷이 마르면 옷의 상태를 꼼꼼히 살핀다. 사입 할 때 미처 보지 못했던 하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옷의 안팎으로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잡사가 튀어나왔거나 보풀이 있는 부분은 최대한 제거한다. 그 후 스팀다림질로 원단을 정돈한다. 스팀의 물기가 마르면 가슴단면, 기장, 소매 기장 등을 측정해서 상품명과 함께 적어 둔다. 그 후 상세컷과 피팅컷을 찍고 옷걸이에 걸어 보관한다. 여기까지가 2차 과정.     


 이제 컴퓨터 앞에서의 사투가 시작된다. 상세페이지 만들기. 나는 피팅컷에 색보정만 하고 아래로 쭉 늘어놓는 식으로 심플하게 하지만 이마저도 꽤 노가다에 속한다. 사진에 실제 색감이 안 잡힐 때가 제일 골치다. 아무리 애써서 보정해도 실제 색감과 전혀 다르게 나오는 것은 일단 삭제하고 다시 찍는다. 핸드폰 카메라(노트9)를 사용하는데, 카메라 옵션을 조정한다던가 밖의 빛이 더 들어오는 시간에 다시 찍어보던가 하는 식이다. 초보는 노력밖에 답이 없다.


 여하튼 상세페이지 작업이 끝나면 자사몰에 제일 먼저 업데이트하고, 스마트스토어와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에도 올린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은 사이즈를 정사각형으로 별도로 작업해야 한다. 나는 옷에 대한 설명글도 진솔하게 쓰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옷 한 벌 올리는 데 꽤 시간이 걸린다. 인내와 굳건한 엉덩이가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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