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이라 안심하고 마셨는데, 왜 잠이 안 오지?" "카페인이 없다고 써있는데, 정말 0%일까?" 이런 의문 한 번쯤 가져보셨을 겁니다. '디카페인(decaf)'이라는 말은 '카페인이 없다'는 뜻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카페인을 제거한' 차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에는 약간의 오해와 과학이 숨어 있습니다.
디카페인(decaffeinated)은 원래 카페인이 있던 찻잎에서 카페인을 대부분 제거한 상태를 말합니다. 하지만 '99% 제거'라고 해도 아주 소량의 카페인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통 홍차 한 잔에는 약 40~50mg의 카페인이 들어 있지만 디카페인 홍차 한 잔에는 2~5mg 정도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양은 적지만 완전한 무카페인(0%)은 아닙니다.
디카페인 차는 주로 다음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로 카페인을 제거합니다.
첫번째, 물과 CO₂를 이용한 방식이 있습니다. 고온, 고압의 물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카페인만 선택적으로 추출합니다. 이 방법은 차 잎을 큰 스테인리스 통(추출기)에 넣고, 그 안에 높은 압력으로 눌러진 CO₂를 넣어주는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압력을 강하게 주면 이산화탄소는 기체와 액체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게 되는데, 이 상태에서 차 잎 속으로 스며들어 카페인만 골라 빼낼 수 있습니다. 이때 물이나 수증기도 함께 쓰여서 카페인이 더 잘 빠져나오도록 도와줍니다. 빼낸 카페인은 따로 모아지고, 사용된 이산화탄소는 다시 정리해서 재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환경에도 부담이 적습니다. 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화학약품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사람에게 안전하고, 차 고유의 맛과 향이 거의 그대로 유지됩니다. 다만 장비와 과정이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들어서, 주로 고급 디카페인 제품에 사용됩니다. 쉽게 말하면, “큰 압력솥 같은 통에 차를 넣고, 강하게 누른 이산화탄소와 물을 이용해 카페인만 뽑아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두번째, 용매 추출 방식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차 잎을 물에 먼저 적셔서 카페인이 잘 빠져나오도록 한 뒤, 그 잎을 큰 통에 넣고 특정 화학물질(에틸아세테이트나 염화메틸렌 등)을 사용해 카페인만 녹여 빼내는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화학물질은 카페인과 잘 결합하기 때문에 차 잎 속에서 카페인만 골라내는 역할을 합니다. 카페인이 빠져나간 뒤에는 차 잎을 꺼내 용매를 제거하고 건조시켜 다시 마실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이렇게 하면 카페인은 없어지지만, 그 과정에서 차 본래의 향과 맛이 약해질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약간 인위적인 향이 남기도 합니다. 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이 저렴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화학물질을 사용한다는 특성 때문에, 고급 제품보다는 대중적인 디카페인 차나 커피에 주로 사용됩니다. 쉽게 말하면, “차 잎을 화학물질에 담가 카페인만 녹여 빼내는 방법”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값은 싸지만, 맛과 향은 조금 손해를 볼 수 있는 방식이지요.
세번째, 물 추출 방식입니다. 이 방법은 먼저 찻잎을 물에 우려내어 카페인을 포함한 여러 성분을 물로 옮겨냅니다. 그런 다음 그 물에서 카페인만 따로 걸러내고, 남은 유효 성분과 향 성분을 다시 찻잎 속으로 흡수시켜 줍니다. 이렇게 하면 카페인은 줄어들지만, 차 고유의 맛과 향은 최대한 살려낼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원래 커피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일부 차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화학약품을 직접 쓰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흔히 쓰이기보다는 제한적으로 활용됩니다. 쉽게 말하면 “찻잎을 물에 담가 카페인을 빼낸 뒤 좋은 성분은 다시 찻잎으로 돌려보내는 방법”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있습니다. 애초에 찻잎이 아닌 다른 식물의 잎, 뿌리, 열매 등으로 만든 차, 즉 허브차나 곡물차에는 카페인이 전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차는 처음부터 카페인이 없는 완전 무카페인 (Caffeine-free) 차로 허브차(루이보스차, 캐모마일차, 페퍼민트차, 히비스커스차, 국화차 등)와 곡물 및 과일차(보리차, 옥수수차, 현미차, 감잎차, 대추차 등)가 있습니다. 그런데 디카페인 (Decaffeinated) 차는 원래 카페인이 있던 것을 제거한 차로 디카페인 홍차, 디카페인 녹차, 디카페인 커피가 있습니다. 제품 라벨에 표기된 'decaf'와 'caffeine-free'를 확인하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디카페인 차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카페인 걱정 없이 안전합니다. 하지만 임산부, 수유 중인 분, 어린이나 수면에 아주 민감한 분이라면 소량의 카페인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처음부터 무카페인 허브차로 시작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좋습니다. 차를 잘 마신다는 것은 성분표를 맹신하기보다 내 몸의 작은 반응에 귀 기울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