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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 Oct 21. 2021

ADHD의 최악의 단점 (4) 충동적이다.

ADHD의 최악의 단점 (4) 충동적이다.


 일단, 근본적으로 참기가 어렵다. 충동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는것도 큰 단점이겠지만, 충동적이라는것은 결국 어떤 상태를 참고 견디고 어떤 결정이'보류'된 상황자체를 '고통'으로 인식하는데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 슬프게도 많은 ADHD환자들이 충동적으로 일을 그르치는데에는 인내심이 제 역활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인내를 못하는 ADHD에게 '인내한다는것'이 디폴트값, 그러니까 일반적인 상태 그 자체라는 점이다. 


 마크저커버그, 스티븐잡스 등 성공한 사업가는 옷 고르는 시간, 옷 고르는 그 에너지 조차 아까워 매일 같은 옷을 입는다고도 한다. 한 사람이 하루에 선택할 수 있는 결정 내리는데에 쓰는 에너지는 정해져 있다는 말로 해석될 수도 있다. 어떤 연구에서는 인내에 대한 테스트를 실행했는데 한팀은 10분간 먼저 음식을 앞에 두고 참게 한 뒤 문제를 풀게 했고 다른 팀은 바로 문제를 풀게 했다. 같은 난이도 였음에도 불구하고 첫번째 팀이 먼저 문제풀기를 포기했다. 이렇듯 정말 중요한 곳에 에너지를 쓰기 위해서는 허튼곳에 에너지를 낭비하면 안된다.


 슬프게도 ADHD에게는 일어나서부터 눈을 감기까지 선택이 필요없는 상태에서도 모든 욕구와 싸워야하는 '인내'의 순간이다. 바꿔 말하면 인내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울트라 초특급 인내를 했기 때문에 더이상 인내할 힘이 남아있지 않는다는 것이다. ADHD에게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운동을 하는것도, 어떤 일을 시작하는 것에도 놀라울 만큼의 인내력이 필요하다. 예를들어 설명하자면 다이어트를 할 때에도, 일반 사람들에게 그냥 '먹지않는다' 정도의 선택이 ADHD에게는 '정말 먹고싶어 죽을것같고 먹고싶다는 생각이 100만번드는걸 참고 먹지않는다'의 난이도가 된다. 이렇다보니 ADHD입장에서는 정말 엄청나게 인내한 뒤 실행했음에도 늘 '충동적'이라는 얘기를 듣게된다. 정말 수백만번 참고 얘기했는데도 일반사람들에 비해 더 잦은 빈도로 표현하고 행동하고 나아가서는 간혈적으로 '폭발'까지 하니 충동적으로 보이는것이 당연하다.  


 참지못하기 때문에 그르치는 일은 수도없이많다. 놀랍게도 먹기싫은 음식이 앞에 있어도 '충동적'으로 입에 음식을 넣으니 다이어트는 고사하고 식단관리라던지 심하게는 정말 절대 먹으면 안되는 음식같은것도 생각없이 충동적으로 먹게된다. 절대로 언급하면 안되는 이야기 인데도 '충동적'으로 말을 하게 된다. 이성적으로는 판단이 되는데, 나도모르게 툭 나온다. 놀라울 따름이다. 싫은 소리는 좀 참았다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하면 좋겠지만 나도모르게 툭툭 기분나쁜 소리를 하게되니 관계형성에 어려움이 된다. 충동적으로 부탁을 들어주어서 스스로에게 곤란한 상황을 만들기도하고 충동적으로 수강신청을 하고 후회하기도 한다. 


 

ADHD의 최고의 장점 (4) 충동적이다.


 정말 놀랍게도 누군가에 눈에는 내가 아주 즉흥적이고 충동적이게 보이겠지만 나에게는 모두 다 계획이 있었다. 이를 테면 언젠가 나의 키에 꼭 맞는 책상, 그리고 어떤 인테리어로 변화를 주어도 평생 쓸 수 있는 어디에나 어울리는 책상, 어떤 디자이너의 카피본은 아니고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그리고 가격은 중요하지 않지만 내 형편에 맞게 구매가 가능한 책상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마음에 드는 내 눈에 예쁜 디자인이 나타난다면 꼭 구매할거야. 라는 생각을 3년동안 하다가, 지나가다가 갑자기 그 책상을 만나면 주변 사람이 보기에는 237만원 짜리 책상을 ‘즉흥적’으로 구매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에게는 이미 계획된 일 인 것이다. 그래서 주변에서 흔히 충동적이게 느끼는 많은 사건들은 사실 나에게는 전혀 충동적인 것이 아니라 계획적인것도 많다. 


 그러니까 사실 3번째의 생각이 많다는 특성과 충동적인것은 사실 한 맥락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대략 어떤 선택을 하는것이 대략 100%의 생각 퍼센트를 다 채워서 실행을 하게 되는거라면, 생각의 양 자체가 일반사람들에 비해 월등히 많다보니 실행도 그만큼 많은것일 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충동적으로 춰지는 것 같다. 


 이런 성향의 큰 장점은 이 '충동적'인 실행력이 성과를 낸다는 점이다. 21살에 홀로 호주에 간 것도, 회사를 다닌것도, 디자인과 이지만 경영학을 공부한 것도, 나아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도 충동적인 ADHD성향 덕분이었다. 프로젝트를 끌고가고 마무리짓는것은 어렵지만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일은 누워서 껌먹기이다. 프로젝트를 끌고가지못하는 '단점'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잘'시작할 수 있는사람도 드물기 때문이다. 일단 시작을 하고나면, 100점은 아니지만 일단 실행을 했다는 것 만으로도 작지만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리고 이 행동들이 쌓이고 쌓여 성과를 얻게되면서 주변에서는 나를 '미친 실행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앞서 디폴트로 인내하며 살았던 과거를 뒤로하고 치료를 시작한 뒤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엄청 큰 장점이 따라왔다. 다이어트도, 일도, 하기싫었던 모든 일들도 이제는 식은죽 먹기라는 점이다. 일반 사람들에게 100정도의 인내력으로 살아왔다면 기존의 ADHD는 10000정도의 인내력이 필요한 일상을 살았기 때문에 약을 통해 그 정도를 낮추니, 나는 10000의 인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이다. (정신승리) 약을 복용하고 난 뒤에는 참는것이 너무 쉬워졌다. 간혹 배신감이 들기도 한다. 아, 참는다는것이 이정도의 에너지 소비였구나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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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혁명이라는 강의를 들었다. 나에게는 '실행'이 가장 큰 장점이고 '공감'은 가장 큰 약점으로 검사결과를 받았다. 전문 강사님께 공감력을 늘려야겠네요 라고 말을하니, 화들짝 놀라며 공감력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공감력은 과감히 포기해서 아웃소싱을 하고 가장큰 장점인 실행력으로 인한 단점 (실행만하고 마무리짓지못하는등의 특성) 을 인지하고 역량강화하는것이 이 강점테스트의 포인트라고 말씀하셨다. 생각해보면 나도 늘 강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잘 못하는것 보다는 늘 그래도 내가 좀더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생각했다. 어느 책에서 그래야 한다고 읽은 탓도 있겟지만 늘 나를 자책하고 부정해봤자 득될게 없었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못하는거에 집중해서 속상해하고 있을 바에야 잘하는 일에 집중해서 그 능력을 더 잘하게 만들어 단점이 감춰지게 하는것이 더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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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ltipotentialist 다능인 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었다. 에밀리 와프닉의 '모든것이 되는법' 이라는 책에도 잘 설명되어 있는데, 나는 TED에서 처음 알게되었다. 이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살며 한가지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것에 의문을 표한다. 많은 사람들이 늘 엄청난 확신에 미친 몰입을 하다 포기하고, 다른곳에 미친몰입을 하다 포기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다능인' 인 것이라고 말한다. 조심스럽게 추측해 보자면 이 분도 ADHD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참고 Why some of us don't have one true calling | Emilie Wapnick : https://www.youtube.com/watch?v=4sZdcB6bjI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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