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날 눈치만 보며 흘러간 시간들.
눈동자만 데굴데굴.
사람들의 행동도 보고 긴장도 했다가
도대체 뭘 해야지 할지.
피디님 말처럼 퇴사하는 동료가 하는 것만
보고 있어야 하는 걸까? 뭔가 하면 좋을 텐데.
아무것도 안 하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걸 보면서
이런 바보 같은 생각만 계속하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나와 같이 있던
동료들은 나에게 지금을 즐기라며
웃으면서 친절하게 일하면서
나를 챙겨주었다.
일을 거의 좀 하신 건지 갑자기 잠깐 나가자며
“일만 하면 답답해서 중간중간 쉬는 것도 중요해요.”
“스트레칭도 하고 움직여야지 아니면 팔다리가 엄청 아픈 직업이잖아”
그렇게 잠깐 휴식을 가지러 휴게실로 갔다.
내가 선택한 직업에 대한 고충을 처음 들어보기도 하고
회사 분위기, 휴게실이랑 조식 이야기 등 많은 팁들을 알려주었다.
그렇게 동료들이랑 일하는 팁도 얻고
회사 분위기도 알아가는 중 점심시간이 왔다.
동료들이 같이 점심 먹자고 뭐 먹을지 고민하다가
지하식당으로 가서 먹기로 했다.
그렇게 지하식당에서 음식을 시켰는데
피디님한테 연락이 왔다.
“어디니? 점심 같이 먹자.
첫 출근이니까.”
나는 당황하기 시작했고
솔직히 하게 동료들과 지하에 와서
음식을 시켰다고 했다.
“아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맛있게 먹고 내일 먹자.”
첫날부터 쉬운 게 없었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이상하게 흘러가겠어.
그렇게 첫 출근을 배려심이 많은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다.
그날 이후 동료들이 말했던
‘지금을 즐겨요’라는 말을 깨닫게 되었지만 말이다.
어쩌면 지금 생각해 보니까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데
같이 일하는 동료의 배려심이나
특히, 팁을 알려주는 동료는 없었다.
처음에는 그냥 낯가림이 심한가 싶었다.
프리랜서인 우리랑 같이 밥을 먹은 적도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
가끔 무슨 일이 있을 때만 말을 섞을 뿐이다.
처지가 다르다고 생각한 걸까?
그런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믿기지 않았고 믿고 싶지 않았고
나는 믿지 않는다.
왜냐하면,
지금 회사에 우리 팀은
나랑 2명 빼고 전부 정규직인데
서로 그렇게 친해 보이지도
대화를 나누는 것 같지도 않아 보였다.
서로 경계하는 느낌이 있다.
친해 보이는데 웃는 얼굴 속에
서로 경쟁하는 것 같은 분위기다.
어쩌면 자기 자리 쟁탈이 아닐까?
디자인이라는 게 서로 이야기하면서
하기엔 내가 맡은 임무가 다르고
그중에 임팩트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 자리가 뺏겨질까, 내가 뒤쳐질까 봐
눈에 불을 켜고 지키고 있는 건 아닐까?
지고 싶지 않지.
나도 그러니까.
그 마음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나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으니까,
단지 그들과 다른 건
난 같이, 함께라는 말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근데 어느 순간 세상이 나를 혼자라는 걸
자꾸 느끼게 하였다.
그런데 말이지 그럴 때마다
그가 해준말이 머릿속에 맴맴 돌았다.
네가 한 말은 틀리지 않았어.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으려고
나 스스로에게 답했던 날.
정답인 듯 누군가 한말이 가슴을 파고들어,
그때마다 나 자신의 무력함을 뼈저리게 느끼겠지.
지지 않으려고 다시 눈에 불을 켜고
그 기억들이, 인연들이 내가 되어
‘기쁨도 슬픔도 머지않아, 꽃이 될 거고
바람 속에서도 늠름하게 핀 꽃이 될 거야, 언젠가는’
오늘도 그가 해준말이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게 나를 내일로 향하게 하는 원동력이니까.
언젠가는 그가 이 글을 전부 읽을 날이
반드시 왔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