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기업 분석
보험사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사기꾼? 약관의 작은 글씨 못 봤냐며 지급을 못해주겠다고 하는 곳? 아마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어찌 보면 이런 반응은 당연하다.
기본적인 보험사는 고객들에게 보험금을 덜 지급할수록 이익을 보는 사업구조이다. 그러니 당연히 덜 지급하는 게 그들의 일이고 이것은 곧바로 소비자의 만족도를 떨어트린다. 그럼 보험사는 영원히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을까? 이 해답을 제시한 보험사가 있다. 미국 MZ세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오늘의 기업은 '레모네이드(Lemonade)'다.
1. 보험시장, 꾸준함 & 고리타분
2.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3. 고객만족이 최우선 과제
4. 그들의 전략은?
5. 현재의 레모네이드
인간을 위험을 싫어한다. 그게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이면 더더욱. 그렇기에 보험이라는 개념이 탄생했다. 14세기 유럽이 바다를 항해하며 개척하는 '대항해시대'가 왔다. 그들은 매일 바다로 나갔고, 많은 사고가 발생했다. 그들은 보험의 필요성을 느꼈고, 최초의 '생명보험'이 만들어졌다.
보험시장은 오랜 역사를 지닌 산업이다. 그만큼 꾸준한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뜻이지만, 어떠한 산업보다도 변화를 싫어하고 고리타분한 산업이다.
아래의 표는 2018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납부보험료가 가장 많은 10개의 기업들이다. 이들은 현재 시장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0개 기업의 평균 사업기간은 97년이다. 거의 100년 가까이 보험 하나로만 먹고살고 있는 것이다. 이만큼 보험시장은 꾸준하지만 변화를 싫어한다. 산업에 '혁신'이 적용된 적은 없었다.
보험업의 기초는 '제로섬 게임'이다. 한쪽이 100만 원의 이익을 얻으면 한쪽은 100만 원의 손해가 발생하는 구조인 것이다. 우리가 보험사를 싫어하게 된 이유도 이것에 기반한다.
레모네이드는 이 구조를 과감하게 바꾸었다.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의 25%만을 고정수수료로 레모네이드가 가져간다. 그 후 남은 75%로 보험금 지급과 재보험 비용으로 지불한다. 이렇게 75%를 고정적으로 보험금지 금액으로 지정해두기에, 보험금 지급을 많이 그리고 빠르게 지급할 수 있다.
더하여 보험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남은 금액이 있다면,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자선단체에 기부를 할 수 있다. 본인의 이름으로 말이다. (*재보험: 보험사를 위한 보험이다. 자본이 적은 초기 보험사들은 큰 금액 지불능력이 떨어지기에 다른 보험사와 보험을 체결해 위험을 대폭 줄이는 것이다.)
레모네이드는 기존의 보험사들이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에 집중했다.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이유'를 고정수수료로 애초에 없애면서 우리는 다른 보험사들과는 다르다는 '투명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또한 '기부 시스템'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레모네이드가 고객의 가치관가 함께 하는 기업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고객중심과 AI를 이용한 빠른 보험처리로 미국 MZ세대들에게 많은 인기들 얻고 있다.
고객들은 '마야(Maya)'라는 AI와 대화를 통해서 90초 만에 보험에 가입이 가능하다. 또 다른 AI '짐(Jim)'을 통해 보험청구를 접수하고 보험금을 지급한다. 단 3분 만에 말이다(최단기간은 3초였다).
우리는 ‘사고’를 예상할 수 있을까? 물론 없다. 예측 불가하므로 사고 처리를 위해서는 보험금 지급이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보험금 지급은 원래 오래 걸리는 거야"라는 생각에 익숙해져 있다. 레모네이드는 이 생각을 바꾸고 싶어 했고, MZ세대들은 레모네이드의 전략에 만족감을 표현했다. 레모네이드는 NPS(소비자 만족지수)에서 70점으로 애플과 테슬라와 같은 평가를 받고 있다(참고로 보험기업 평균은 40점). 앱스토어 앱 평가에서도 4.9점의 평가를 받고 있다.
레모네이드가 다른 보험사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거대한 자본력을 가진 보험사와 경쟁해야 하는 레모네이드의 전략을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전략의 기초는 '고객만족'으로부터 출발한다. 어떻게 보면 뻔한 말일 수 있다.
고객만족(특히 MZ세대) ▶ 빠른 고객 수 증가 ▶ 고객 데이터 확보 ▶ AI학습 ▶ 손해율 예측 및 관리 ▶ 비용 감소와 수익성 증가
기존 보험사들과 다른 이미지로 '고객만족'을 일으키며 이것은 빠른 고객 수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고객 수가 증가할 때마다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지며, 이것은 AI를 학습시킨다. 학습된 AI를 통해 손해율 예측이 정밀해져 자본이 쌓인다면, 재보험 율을 줄여 수익성을 높인다.
더해서 학습된 AI는 비용을 감소시켜주며, 이것은 다시 서비스 가격을 낮추며 고객만족을 실현할 수 있다. 실제로 기존 보험사는 직원 1명당 300명의 고객을 책임지지만, 레모네이드는 1명당 2000명의 직원을 책임지고 있다.
레모네이드의 주요 고객들은 MZ세대들이다. 실제로 고객 중 35세 이하가 70%이며, 그중 87%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보험을 가입했다고 한다. 이들은 처음 보험사로 레모네이드를 선택했으며, 높은 만족도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나이가 들을수록 필요한 보험은 증가할 것이며, 자연스럽게 레모네이드를 다시 선택할 확률이 높다.
사회 초년에 '세입자 렌트 보험'을 시작으로 '주택보험' '차량보험' '생명보험' '펫 보험'까지 더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이용하기 시작할 것이다. 실제로 '기존 고객 소비증가율'은 현재 83%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레모네이드의 고객은 꾸준하게 우상향 하면 현재 약 14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꾸준하긴 하지만 폭발적인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전체 납부보험료(IFP) 또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20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재보험 지출을 시작하면서, 현재의 수익성은 좋지 않은 상태이다.
현재 '매출인식비율'은 40% 정도로 매출로 잡을 수 있는 금액 중 40%만을 실제 매출액으로 잡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재보험 지출 때문이다). 향후 현금흐름이 안정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여 매출인식비율을 높일 수 있다면, 좋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보험은 인간에게 떨어질 수 없는 존재이다. 인간이 나이 들어 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기존 보험업의 이미지는 '부정적'이었다. 그들은 보험의 안정적인 수익성 때문에 '변화의 필요성'을 느낄 수 조차 없었다. 레모네이드는 이 부분에 집중했다
. 모든 산업에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는 지금, 그 바람이 닫지 않는 곳을 찾았고 변화를 일으키려 하고 있다. 레모네이드의 사업에 향후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재보험율을 줄일 수 있는 시점이 언제일까?'이다. 그것이 그들의 수익성을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 참고
- 애플페이 관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