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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 Grace Nov 27. 2023

모유정복

다가오는 공포

찌르르... 신호를 보내는 가슴에 손을 대며 시계를 보니 벌써 수유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젖몽우리가 딱딱해지면서 옷에 쓸리기만 해도 따끔거리며 빨리 빼내라는 독촉 같아 벌써부터 긴장이 되는 이유는 매번 젖을 물리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지 못해서다. 병원서 1주일, 조리원에서 2주를 지내는 동안에 다들 옆자리 산모를 흘깃거릴 뿐 어느 누구도 제대로 모유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으며 어는 누구도 정확한 설명을 해주지 못했다. 모유마사지 프로그램을 추천받았지만 한 번은 유선이 뚫리지 않는 것 같으니 차라리 분유를 먹이라는 권유를 받았고 두 번째는 아기입은 작고 엄마 유두는 너무 크다고 구시렁대며 (아기 입에 쑤셔 넣는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다소 과격한 행동에  불쾌감만 갖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와 몇 차례 직수를 하는 동안 유두는 상처로  피딱지가  생겨 아기에게 물리기도 전에 드는 공포감으로 모유는 더 이상 상상했던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첫아기를 출산한 산모의 이야기 중>

관리 첫날 산모는 모유에 대한 자신의 어려움을 토해내며 여전히 자신은 직수를 원한다고 말했다.

모유는 유축(기계이용)을 해두었다가 젖병에 옮겨 수유를 하거나 직접 젖을 물리는 직수로 수유하는 방법이 있다. 출산 직후 병원이나 조리원에서 수유콜을 받아 내려가면 직수를 하는데 1:1로 가르쳐줄 인력도 시간도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산모들이 포기를 할 만큼 단시간에 완모를 하기 어렵다. 그동안 만났던 산모들은 '무조건 물려라!'라는 식의 설명이 통하는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해 줘야 본인이 이해하고 감을 잡아야 성공한다는 걸 알았다.


첫째. 바른 자세


수유시간은 대략 30분 정도인데 수유 쿠션 위에 아기는 무게 때문에 점점 내려가면서 엄마도 같이 낮추다 보면 자세가 무너지기 쉽다. 또 아기는 유두를 물기 위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자칫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아기 머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한 손으로 잡아 주어야 하고 잠든 아기를 깨우기 위해 머리를 쓸어주거나 발가락을 만져주는 자극을 해주어야 아기가 젖을 빠는데 집중할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엄마의 자세가 편안해야 30~40분을 흐트러지지 않는 안정된 자세로 유지할 수 있다. 허리를 세워 등뒤에 쿠션이나 얇은 담요로 궤주고 수유쿠션도 안전벨트 매듯이 조여주고 바닥을 평평하게 해 주어 아기가 밑으로 빠지지 않도록 해주면 된다. 그런 다음 아기를 옆으로 눕혀 엄마의 유두와 아기의 입이 마주 보게끔 높이를 확인해서  수유쿠션이 너무 위쪽이나 아래쪽에 있으면 역시 높낮이를 맞춰 고정을 해주어야 한다.


둘째. 엄마손의 역할


아기를 옆으로 눕혀 엄마가슴과 입의 위치가 같은 높이의 자세를 만들어준 후 입을 크게 벌릴 때 한 손으로 유륜까지 물도록 깊숙이 넣어준다. 아기가 올바른 입모양(아래, 윗입술이 부등호 모양)이 되어 빨기 시작하면 다른 한 손으로 아기 뒤통수를 감싸면서 뒤로 빼지 못하도록 막아준다.(더 이상 뒤로 못 간다는 걸 인지하면 아기입은 다시 앞으로 가면서 엄마젖을 찾게 된다.)



보이지 않는 모유수유량


30분간 직수를 한 후에도 수치로 확인되지 않아 항상 조제분유를 80ml 보충을 한 결과 50일 된 여아가 100일 된 아기와 비슷한 무게가 되어 병원서 분유량을 줄이라는 권고를 받은 사례가 있었다. (엄마들은 항상 모유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한 편) 직수를 하다 보면 아기가 얼마큼 먹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유축해 두었다 젖병으로 옮긴 후 시간을 재보면 (가령 80ml를 10분 만에 먹는다면) 직수 역시 그 정도라고 가늠하면 된다. 아기가 젖을 문채로 잠들지 않고 집중하는 시간(10~15분)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보충해주지 않아도 된다. (한 시간이 넘도록 물리다간 엄마의 피로도는 극에 달하고 아기는 계속 물고 자려고 할 것이다)


기다려주는 엄마


위의 두 가지를 바탕으로 반복적으로 훈련을 하다 보면 금방 감을 잡게 된다면 이때부터는 아기에게도 연습할 시간을 주고 기다려주는 엄마가 되어야 한다.

처음부터 많이 먹고 푹 잘 수 있는 신생아는 드물다. 하루하루 잘 먹고 잘 자면서 성장하고 익숙해지면 아기는 알아서 수유텀을 잡게 되고 엄마 역시 아기 눈과 입이 뭘 원하는지를 알게 되면서 해결해 주는 엄마로 거듭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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