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눈물 방울이 되어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4월의 시작을 알리는 꽃, 아네모네가 요즘 꽃시장에 한창이다.
꽃이름은 그리스어의 아네모스(Anemos:바람)에서 비롯되었는데
그리스 신화 아도니스와 아프로디테의 사랑 이야기에서 아도니스의 죽음에 슬퍼하던 아프로디테의 눈물에서 피어난 꽃이라고 한다.
눈물에서 피어난 꽃이라니..
그래서인지 나는 늘 아네모네 꽃잎 안쪽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커다랗고 까만 눈동자가 마주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했다.
아네모네를 보면 떠오르는 클래식 곡이 있는데
’ 12개의 성격적 소품‘이라는 부제가 붙은 차이코프스키의 짧은 피아노 소품 곡 <사계>이다.
러시아의 12달을 각각 음악으로 표현한 곡으로 각 달에는 어울리는 제목이 있는데
그중 4월이 바로 ’아네모네‘이다.
“푸르고 순결한 아네모네 꽃
아마도 마지막이리
지나간 고통 위로 떨구는 마지막 눈물방울들
그리고 또 다른 행복을 향한 첫 희망“
-A.마이코프
그는 마이코프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러시아의 대지로부터 눈이 녹을 무렵 제일 먼저 피는 꽃, 아네모네를 통해
봄이 찾아왔음을 알리고자 했다.
4월을 며칠 앞둔 오늘, 다가오는 봄을 느끼며 설레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고통 위로 떨어지는 눈물 방울 들이 너무 많은 요즘이다.
대다수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통령 탄핵은 오리무중이고 이 와중에 남부 지방에서 일어난 산불은 며칠째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하루아침에 마을 전체가 불길 속에 송두리째 사라져 버렸다.
소방관들은 목숨을 내놓고 불바다에 뛰어들어야만 하고
타들어가는 집과 일구어놓은 농작물들을 바라보며 울부짖는 사람들을 보면
그 심정을.. 그 고통을.. 과연 헤아릴 수나 있을까 싶다.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일기예보를 들여다본다.
내일 강수 확률 50~70%
부디 그 비가 마지막 눈물 방울이 되어 또 다른 행복을 향한 첫 희망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