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시작할 때
예술이 무엇이냐와
예술은 무엇이라는 말들이 있지.
사람마다
무리마다 다르게 말하고
믿고 있어.
그런데 꽤 간단히 말할 수 있지.
예술은 생각하고 표현하는 거야.
아무 생각이 없는데
표현하려고 할까.
어떤 생각을 했더라도
표현하지 않으면 어떻게 알아.
그래서 예술은 두 인간적 행위가 있다고 봐.
생각과 표현.
둘 다 있어야 할 거야.
어쩌면 생각하는 게
철학이라고 볼 수 있고
표현하는 게 예술이라고 할 수도 있지.
조금이라도 예술을 알고자 했다면
단순히 예술이 표현이라고만 하지 않겠고
고유한 생각을 하는 게 철학뿐이라고 하지 않을 거야.
작가는 생각하고 표현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어.
그리고 둘로 작업을 시작하는 순서를
나누어 볼 수 있을 거야.
생각을 하고 표현하는 작가와
표현하고 생각을 하는 작가.
앞서 미술대학에서
특정장르를 전공한 사람은
대체로 동일한 특정장르로 작업하는 작가가 돼.
특정장르가 회화라면
평평한 면 위에 색을 옮기며
표현하는 작업방식에 능숙하게 되겠고
그런 능력을 통해
작품을 표현하고 전시를 하려고 하지.
여기서 놀랄 게 있는데
단지 색이 나누어져 있는 재료를 잘 알고
평평한 면 위에 표현하는 작업방식이
능숙하기만 할 때
정작 자신이 무엇을 표현할지
생각한 게 없을 수 있다는 거야.
머리로 무엇을 표현할지 생각한 게 없고
손으로 무엇이든 표현할 능력만 가졌을 수 있어.
이런 작가는 먼저 뭘 보이게 할지
표현에 몰입되어 있어.
그리고 보기 괜찮다 싶은 것이 나왔다면
그때 되어서
표현한 게 무엇이라는 이야기를 붙이지.
대부분 손으로 특정장르에 대해
표현할 능력은 이미 갖게 되지만
머리로 생각한 무엇이 애매하게 떠오르지 못하거나
생각한 무엇이 없는 거야.
표현하고 생각을 하는 작가야.
반대로,
자신이 뭘 표현할지 생각한 게
정해져 있는 사람이 있어.
미술대학 때부터
어느 장르, 어느 형식으로 표현할지
계속 찾아다니는 사람일 수 있지.
생각한 무엇을
머리 밖으로 표현하여
눈앞에 드러나 다른 사람도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운 좋게 재료와 작업방식을 빠르게 찾게 되어
작품을 완성하고 전시해 나갈 수도 있지.
하지만 생각한 무엇이
눈앞에 드러내려고 할 때,
생각한 무엇이 표현한 무엇으로
잘 이어지지 않기도 해.
그래서 생각한 게 있는 작가는
이어질 재료를 찾고
재료를 찾았더라도 변화시켜
원하는 모습으로 작업해 가려고 하지.
실험하고 연구를 오랫동안 할 수 있어.
처음 또는 계속
머릿속 생각한 무엇은 강한데
표현이 서툴러서 눈에 보이는 게
어설프게 매력이 약할 수도 있어.
생각을 하고 표현하는 작가가 그래.
생각하고 표현하는 작가,
표현하고 생각하는 작가,
두 작가의 작업순서만 있는 건 아니야.
둘 사이 어느 쪽이 가깝거나
중간 정도 될 수도 있지.
눈으로 보이는 것을 쫓는 작가는
표현한 후, 생각하는 작가일 가능성이 높아.
강한 힘이 있다면
표현한 형식이 보기 좋을 수 있어.
머리에서 생각한 걸
드러내고자 하는 작가는
생각한 게 강할 거야.
그래서 생각한 무엇에 대한 이야기가 탄탄할 수 있어.
한국미술계에 어느 쪽 작가가 많냐 물으면
쉽게 답할 수 있어.
표현하고 생각하는 작가지.
우선 눈에 보이는 게 중요한 거야.
예술이 특정형식의 표현이라는 관점이 강할 수 있어.
생각한 특정이야기와 이어질 작품이 아니어도 되는 거야.
표현된 작품의 형식이 중요하지.
주로 회화 쪽 작업하는 사람이고
식물, 동물, 캐릭터 등 표현하면서
작업이야기는 보편적으로 의인화된 게 대부분이야.
상대적으로 적다고 할까.
드문 작가의 작업순서는
생각을 하고 표현하는 거야.
이러한 작업순서를 갖는 작가는 작업이야기가 중요해.
생각한 무엇의 구조가 구체적이고 강해.
그래서 밖으로 꺼내어 보이도록 하는 게
힘들지도 몰라.
주로 영상, 설치 쪽 작업을 하지.
생각과 표현이 나누어지는 작가는 없어.
단지 어느 한쪽이 약하고 강한 거라 볼 수 있지.
예술에 창의, 상상 등을 말하는데
생각한 게 창의력과 상상력이 강할 수 있고
표현한 게 창의력과 상상력이 강할 수 있어.
너는 어느 쪽을 더 마음에 들어 할까.
놀라운 작가라면
생각과 표현 둘 다 강한 경우일 거야.
생각이 먼저이든
표현이 먼저이든
둘 사이 가깝고 이어져 있으면서
둘 다 고유하다면
작품의 힘이 강할 거야.
세계적인 작품이라고 봐도 돼.
세계미술계에서 볼 수 있을 텐데
한국미술계에서는 찾지 안 해도 돼.
넓은 세계에서 찾는 게 좋아.
작업하는 순서를 말했는데
쉬운 예 하나로 마무리할게.
한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어.
너일지도 몰라.
짝사랑일지도 모르지.
그 누군가에게 진심이야.
어떻게 사랑을 표현할지 고민해.
그 사람에게 자신의 깊고도 깊은 사랑을
어떻게 표현해야 서로 다가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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