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 아들 안드레이는 경찰서에서 풀려나고, 내 동지 막심은 사라졌다.
싱겁게도 안드레이는 하루가 지나자, 경찰서에서 풀려났다. 안드레이가 빨리 풀려날 수 있었던 이유는 목격자의 진술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기가 막히게도 어제 나와 늦은 점심을 먹고 집을 나간 막심은 하루가지난 오늘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나는 그 목격자가 막심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나타샤가 죽던 그날, 창을 통해 밖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봤을 것이다. 살인자를 본 그는 갈등했을 것이다. 경찰에 신고한다면 이방인인 자기가 겪어야 하는 많은 귀찮은 일이 생각났을 것이다. 그런데 어제 듣게 된 안드레이의 체포 소식으로 그의 마음은 바꾸게 됐다.’
내 이 상상이 맞다면 오히려 다행이겠다.
막심은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사라진 지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나는 막심의 아파트를 보기로 했다.
막심의 집주인인 깔바샤 가게 주인과 함께 아파트 문을 열었다. 그녀는 아파트 문을 열면서 월세를 미리 받아 둔 것이 다행이라고 했다.
문이 열리자, 여전히 가지런하고 깨끗한 그의 방이 눈에 들어왔다. 둘러보니 그의 여행용 가방이 없었고, 고양이도 없었다. 그리고 그의 가족사진도 없었다. 그가 나에게 인사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안드레이는 경찰서에서 돌아온 후 계속 무능한 경찰을 욕하며 다녔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을 때, 굉장히 모욕적이었으며 그들은 계속 알 수 없는 이야기들로 자기를 괴롭혔다고 했다. 엉뚱한 사람을 잡아 두고는 자백을 강요했고,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을 반복해 물었다고 했다. 얼굴이 빨갛게 변하며 말했다.
나타샤의 검은색 고양이에 관해 물었을 때는 억울해서 눈물까지 났다고 했다.
난 복잡한 마음에 더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없었다. 갑자기 등장한 고양이 때문이었다. 빵집에서 갓 구워낸 바게트를 사서 도망치듯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광장 벤치에 앉아 멍하니 막심의 아파트 창문을 바라봤다. 해가 지고 있었다.
노을의 강렬한 빛이 막심의 아파트 창문을 가득 비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