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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완전범죄

경찰이 드디어 나를 심문하는 걸까? 차라리 그 편이 좋으련만.....

by 빅토리야

문을 열자 경찰이 아닌, 막심이 서 있었다.

생각보다 일찍 돌아온 막심의 모습은 아주 좋아 보였다. 얼굴에 살도 찌고 깨끗한 새 옷도 입고 있었다. 가족을 만나고 온 것이 분명했다.

더운 우즈베키스탄의 날씨에 검게 탄 얼굴이 그를 더 건강하게 보이게 했다. 반갑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는 막심의 손을 잡으며 나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살인범 막심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다.’


그는 몇 번이나 가슴에 손을 대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는 자신의 아파트 열쇠를 받아갔다. 그는 언제나 그렇게 정중했다.

‘돌아온 그를 보고 긴장한 내 모습이 들키지나 않았을까?’ 열쇠를 건네주고는 재빨리 문을 닫아 버렸다. 긴 시간 마주하고 있는 것이 불편해서였다.

5분쯤 지났을까? 막심은 다시 나를 찾아와 내 집에 있던 고양이를 데려갔다. 그리고 내 손에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져왔다며 말린 야자수 열매를 두 봉지나 주고 갔다.


‘그가 살인을 저질렀을까? 집주인 말대로 그는 가면을 쓴 걸까? 가면을 쓴 살인자!’

잘 말린 야자수 열매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하나 집어 입에 넣었다. 달았다!

그가 준 야자수 열매는 너무 달아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달콤하고 맛있었다. 그리고 그의 얼굴은 예전보다 더 선해져 돌아왔다.


‘살인자가 준 야자수 열매는 왜 이리도 달고 맛있고, 살인자의 얼굴은 왜 저리도 선한가?’

야자수 열매의 날카로운 씨가 내 입천장을 찔렀다.

“앗!”

‘그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범행에 사용한 칼과 피 묻은 옷을 묻고 돌아온 것이다.’

완전범죄였다.

나는 그렇게 상상하고는 마음이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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