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앓이

봄처럼 첫눈이 왔다

by 노닥거리

첫눈이 내리면

희미한 첫사랑의 자국이 보일까

눈을 밟을 수 없다. 그 자국에

얼룩이 묻을까 봐

첫눈을 밟을 수가 없다


첫눈을 밟으면

또다시 첫사랑의 허공에 빠질까

발을 내딛을 수 없다. 그 허공에

새털구름을 남길까 봐

첫눈을 밟을 수가 없다


첫눈을 만지면

새끼손가락 걸었던 애틋한 약속이

눈 녹듯 사라질까 봐 손을 댈 수 없다 첫눈이 소복이 쌓여야, 눈 속에

그 약속을 묻어둘 수가 있다


올해도, 첫눈이 봄처럼 왔는데

아직도, 침대에서 베개만 붙잡고 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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