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리면
희미한 첫사랑의 자국이 보일까
눈을 밟을 수 없다. 그 자국에
얼룩이 묻을까 봐
첫눈을 밟을 수가 없다
첫눈을 밟으면
또다시 첫사랑의 허공에 빠질까
발을 내딛을 수 없다. 그 허공에
새털구름을 남길까 봐
첫눈을 밟을 수가 없다
첫눈을 만지면
새끼손가락 걸었던 애틋한 약속이
눈 녹듯 사라질까 봐 손을 댈 수 없다 첫눈이 소복이 쌓여야, 눈 속에
그 약속을 묻어둘 수가 있다
올해도, 첫눈이 봄처럼 왔는데
아직도, 침대에서 베개만 붙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