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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pd 알멋 정기조 Dec 15. 2023

미취학 아이가 더 좋아하는, '국립중앙과학관'

하루 종일 체험해도 모자랄 정도로 풍부한 과학 콘텐츠 여행지


#대전여행 #국립중앙과학관 #어린이과학관 #유아체험


아이들과 여행하게 되면 단순히 볼거리, 먹을거리뿐 아니라 학습과 체험도 고려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역사를 이해하려면 초등학생 정도는 되어야 하므로, 미취학 유아들을 위한 가장 좋은 학습 여행지는 과학관이 될 것입니다. 국립 사이즈의 큰 과학관은 전국에 5곳이 있는데 대전에 있는 국립중앙과학관은 가장 규모도 커서 하루 종일 과학관 안에서 체험을 해도 충분할 정도입니다.


또 이곳이 좋은 점은 국토 정중앙에 있어 전국 어디서나 접근이 편리하다는 것입니다. KTX/SRT 고속열차를 이용할 수도 있고, 자차 이용 시 멀리 있는 여행지를 가는 중간에 휴식 겸 해서 들를 수도 있습니다. 주차 공간도 아주 넓어서 서울에 있는 어린이과학관처럼 주차 걱정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한편 우스갯소리로 대전을 빵집 말고는 갈데없는 '노잼시티'라고 하는데, 저라면 단연 대전의 명소로 이곳을 꼽을 것 같습니다.



'보현아, 너 씽씽이 탄 적 없지? 오늘 씽씽이 타러 갈 거야.'


보현이는 KTX니 고속열차니 하는 것보다 '씽씽이'라고 하면 바로 알아듣습니다. 한 어린이 만화에서 고속열차의 이름이 '씽씽'이기 때문입니다.


지난번에 이곳에 갔을 때에는 자동차로 갔었습니다. 아무래도 애들을 데리고 가려면 차로 가는 게 편해서입니다. 하지만 보현이에게 난생처음 고속열차를 태워주겠다는 생각으로 오늘 여행은 기차여행으로 계획했습니다.


'아빠, KTX 타고 어디 가요?'

'응, 나현이 우주랑 별도 보여주고 보현이 공룡도 보여주고 할 거야.'


전에 갔을 때는 저 멀리 경남에 가는 길에 휴식 겸 잠시 들러서 천체관 정도 보여주고 내려갔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기차여행인 만큼 동선을 최소화해서 하루 종일 과학관에 있기로 하였지요.



 (* 출발 전에 플랫폼에서 사진을 찍겠노라 다짐했건만 애들 챙기느라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야 사진을 찍을 수 있었네요.)



'우와, 진짜 빠르다!'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어서 간신히 열차 시간 맞춰 탔습니다. 고속열차 타는 건 좋은데 집에서 기차역까지 오가는 길이 참 고됩니다. 늦을까봐 미리 콜택시를 불렀는데도 간신히 열차 시간을 맞췄네요.


기차가 출발하니 애들이 창밖에서 눈을 떼질 못합니다. 5학년 나현이도 고속열차는 탄 적이 별로 없어 신기한가 봅니다. 밖에를 좀 보다 보니 벌써 대전 근처 다 왔다고 안내 방송 나옵니다.

 *주) 고속열차 이용 시 서울·용산역보다는 수서역이 훨씬 대전에 빨리 도착합니다. 짧게는 45분 정도면 됩니다. 다만 수서에서 출발하면 처음 20분 정도는 밖을 볼 수 없는 터널 구간입니다.




첫 코스는 우주와 별자리를 보는 천체관입니다. 원래 여기 과학관 코스를 잡은 게, 나현이에게 별과 우주에 대해 실감 나게 배울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천체관의 프로그램은 시간 별로 다 다릅니다. 전에 왔을 때는 13:30 타임의 '낮에 보는 별 - 별자리 해설'을 봤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걸 보여주려고 11:00 타임의 '어쩔 우주 저쩔 여행'을 예약했습니다. 이걸 보려고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떨면서 내려온 거였습니다.

 *주) 5학년 1학기 과학에 '우주'를 배웁니다.


'아빠, 앞이 잘 안 보이는데요.'

'이거 3D 안경이야. 쓰고 보면 더 재밌어.'

'안 쓰고 보면 안 돼요?'


나현이는 불편하다고 보현이는 앞이 잘 안 보인다고 안경을 거부합니다. 어쩔 수 없이 그냥 2D로 보게 했습니다. 하지만 나현이는 물론 보현이도 '아' 소리도 내지 않고 열심히 봤습니다.





'우와, 티라노다!'

'보현아, 이게 매머드야. 이건 반달가슴곰.'


이번엔 보현이를 위한 코스, 자연사관에 왔습니다. 로봇과 공룡을 제일 좋아하는 보현이는 여기가 제일 재밌을 곳입니다. 책이나 장난감으로만 보던 공룡의 실제 사이즈를 보더니 연신 '엄청 커'를 연발합니다.


아빠 엄마가 말하지 않아도 나현이가 보현이를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면서 알려줍니다. 이럴 때 보면 둘 낳은 걸 참 잘한 것 같습니다. 둘이 입구의 공룡부터 안쪽에 매머드 같은 신생대 동물과 호랑이·사자와 독수리 등의 모형들까지 연신 돌아다니면서 봅니다.


암석이나 지질 관련 전시도 있고 2층에는 인류관이라고 하여 고생 인류들도 전시되어 있는데 여기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로지 공룡과 동물입니다.


'아빠, 이 새는 뭐예요?'

'글쎄, 아빠도 모르겠다.'





점심을 먹고 미리 예약한 창의나래관에 들어왔습니다. 무료로 들어갈 수 있는 '과학기술관', '미래기술관', '어린이과학관'도 있지만, 그곳들보다는 이곳 창의나래관이 훨씬 신기한 체험거리가 많습니다. 입장료 1, 2천 원이 오히려 거저라 느껴질 정도입니다.


드론 쇼, 로봇 쇼, 전기 쇼 같이 선생님 설명을 들으면서 보는 쇼도 있고, 가상현실(VR) 라이더, 증강현실(AR) 체험, 화성 테라포밍 MR 등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여러 체험 프로그램이 가득합니다. 이걸 다 하려면 2시간의 입장 제한 시간이 모자랄 지경입니다.

 *MR :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과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을 혼합한 것으로,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혼합한 혼합현실(Mixed Reality)을 말함.

 *주) 일부 시설은 키 제한이 있어 너무 어리면 체험할 수 없습니다.


'나현아, 이것도 좀 써서 해봐.'


그런데 생각보다 나현이가 이것저것 체험하는 데 관심이 없습니다. 나현이가 배울 게 많겠다고 데려온 곳인데 정작 보현이가 더 재밌게 놀고 있습니다. 주변을 가만 보니 방문한 아이들도 대부분 어린 편이고 나현이가 제일 큰애 같습니다.


그래도 VR 라이더 탈 때는 둘다 무서워서 아빠 엄마 손을 꼭 잡고 봤고, 전기쇼·로봇쇼 등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AR 앞에서는 둘이 땀나도록 뛰면서 놀았네요.





'우리가 사는 지구인데요.'

'오, 보현이가 지구도 알아?'


어차피 저녁때까지 있어야 해서 과학기술관어린이과학관도 둘러봤습니다. 옆에 꿈아띠체험관이라고 마치 키즈놀이터 같은 영유아체험관이 있는데 미리 예약하지 못해 들어가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보현이가 갔다면 울 때까지 놀다가 나왔을 터입니다.

 *주) 꿈아띠체험관은 영유아 전용 체험관이라 초등학생 이상은 입장할 수 없습니다. 다만 동반 어른은 입장 가능합니다.


밖에 우주선 모형까지 보여주니 어느새 날이 어두워져 갑니다. 아빠 엄마는 벌써 눈이 풀렸습니다. 그런데 나현이 보현이는 나가는 길에 있는 놀이터를 보더니 또 놀겠다고 뛰어갑니다. 대단한 체력입니다.





[연계 여행 정보]

- 최적 시즌 : 4월 말(대한민국과학축제), 10월 말(사이언스 페스티벌)

- 연계 여행지 : 엑스포과학공원, 대전시민천문대, 대전아쿠아리움


- 교통 : 서울시청에서 161km, 부산시청에서 275km, 광주시청에서 175km, 대전역에서 9.2km

           (대전역~) 시내버스 606번. 편도 40분 / (서대전역~) 시내버스 318번. 편도 30분

- 먹거리 : 성심당, 두부 두루치기, 칼국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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