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46 댓글 22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시가 불어와 시가 내린다

위로가 되는 시 한 줌

by 예쁨 Jan 14. 2025
아래로

누구나 힘든 순간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그리운 이를 기다릴 수밖에 없을 때,

나만 뒤처진다고 생각될 때,

모든 것이 내 탓이라고 느껴질 때.

그런 순간 어떤 글, 누군가의 한 마디, 따뜻한 포옹 한 번이 엄청난 위로가 된 경험이 있지 않은가?

긴 글을 읽을 자신은 없었지만 어쩌다 눈에 들어온 시 한 편이 나를 울렸다.

구구절절 설명해서 설득시키려는 글은 지루하고 이해가 어려웠지만 시는 그대로 마음에 스며들었다.

짧지만 강력한 한 방이 있는 것이다.

곱씹을수록 여운도 깊다.


누구나 외로운 순간이 있다.

코로나 시대를 겪고 난 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방법을 강제적으로 알게 되었다.

사람들과 차단되고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느낌을 받던 시간들이 길어질 때 즈음 책을 읽고 쓰는 일을 취미 삼아 보냈다.

시에는 글자가 춤을 추듯 운율이 있다. 

눈으로 춤을 추며 외로움을 벗으로 삼았다.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을 삼켜야 하는 순간이 있다.

상사가 무리한 부탁을 들이밀 때,

친구에게 조언을 하고 싶을 때,

아이들에게 잔소리하고 싶을 때,

사랑하는 이에게 차마 진심을 전하지 못할 때.

나보다 더 내 마음과 닮은 글자들로 나열된 글을 보면 어느새 후련해진다.


어느 날 갑자기 시가 불어온 것이 아니다.

바람에 떠밀려 허공에 머물다 누군가의 가슴에 내려앉는다.

우리가 부르는 노래도 시다.

우리가 말하는 언어의 조각들도 전부 시가 된다.

아무도 모르게,

그러나 모두가 느낄 수 있게,

사라지는 것처럼 그러나 남아있는 것처럼

시는 우리를 적신다.



그저 당신과 시를 나누고 싶다.

당신의 마음에도 시가 불어와 시가 내리기를 바라니까.



by. 예쁨




노란 꽃 / 배산


바람을 탓하지 마오

햇님을 탓하지 마오

노란 꽃을 탓하지 마오


그이가 시든 것은 그들의 탓이 아니니


바람을 탓하지 마오

햇님을 탓하지 마오

노란 꽃을 탓하지 마오


노란 꽃도 시들고 싶지 않았으니


자신을 탓하지 마오

자신을 탓하지 마오

자신을 탓하지 마오


당신이 노란 꽃을 시들킨게 아니니


그저 계절은 흘렀고

그저 그런 듯 스쳐 보내고

다시는 강물의 나룻배를 놓치지 않으면 되니


너를 탓하지 마

너를 탓하지 마

너를 탓하지 마


괜찮아.


사진출처 : unsplash사진출처 : unsplash




왜 하필 ‘노란 꽃’이었을까?

밝고 명랑한 노란 꽃이 시들어가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속이 상한다.
바람 탓도 해보고 햇님 탓도 해봤을테지만 이내 ‘탓’에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혹여 가장 속상하고 있을 나 자신에게 시인은 위로의 말을 건넨다.

자신을 탓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강조하고 또다시 당부한다.

괜찮다고.



*나 역시 ‘노란 꽃’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썼다. (나의 노란꽃은 굳세고 명랑하다.)

https://brunch.co.kr/@0e76dcb1975249f/4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