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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May 01. 2023

50만원짜리 데님, 그래서 뭐가 다른데?

Double RL

*이 글은 전 편과 이어지는 글입니다*

앞 편에서 데님은 초밥과 같다고 했다. 초밥은 같은 원재료라 할지라도 얼마나 좋은 쌀을 사용했는지, 얼마나 좋은 생선을 사용했는지, 숙성을 얼마나 했는지, 샤리 배합을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서 매우 다른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초밥집마다 비법과 스타일이 다르다. 원재료에 집중하는 곳, 콘부지메, 쯔께와 같이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는 곳, 숙성에 정성을 기하는 곳 등등... 데님도 마찬가지. 어떤 원단을 사용했는지, 어떻게 염색을 했는지, 어떻게 직조를 했는지, 어떤 워싱을 했는지에 따라 결과물을 천차만별이고 브랜드마다 추구하는 스타일이 다르다. 


데님은 미국에서 시작했지만 요즘 대부분의 하이엔드 데님은 일본에서 만들어지고 복각 데님 브랜드 또한 일본이 강세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직 America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폴로 랄프로렌의 더블알엘이 하이엔드 복각 데님의 자리를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물론 Warehouse, FUllcount와 같은 일본 브랜드와 결은 다르지만 말이다.  더블알엘은 특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워싱이 특징이다. 일본 브랜드는 대부분 Raw 혹은 One wash 제품이 주를 차지하고 워싱의 종류도 그렇게 많지 않은데 더블알엘은 매 시즌 새로운 워싱이 나와 워싱만 해도 100가지 넘을 것이다. 매번 나온다고 해서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워싱 면에서는 따라올 수 있는 브랜드가 없다고 생각이 된다. 가장 미국적인, 가장 빈티지하고 힘이 있는 워싱 진을 선보이는 브랜드. 한 번 경험하게 되면 다른 브랜드의 청바지는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이렇게 다양하고 브랜드 스토리에 충실하기 때문인지 더블알엘은 옷의 기능을 넘어 수집품으로서 컬렉팅하는 마니아도 꽤 많다. 


Straight Leg

Vintage 5 Pockets 라인과 함께 여유로운 실루엣을 가진 라인. 대부분 Straight Leg는 엉덩이의 자수 모양이 한 번 꼰 매듭 모양이다. 

Hillside Wash | Straight Leg

진짜 노동자의 작업복을 가져온 듯한 패치워크와 페인팅, 데미지 디테일이 인상적이다. 이런 워싱과 디테일은 단연코 다른 브랜드에서 볼 수 없다. 페인팅의 위치, 색깔, 디스, 패치 등을 무심코 지나칠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굉장히 자연스럽고 인위적이지 않다. 과장을 좀 더 보태면 진짜 페인터공의 작업복을 가져온 느낌. 

Santa-Fe Wash | Straight Leg

더블알엘에서는 보기 힘든 연청 워싱. 짙은 대비의 휘스커링과 데미지 디테일이 정말 예쁘다. 연청은 워싱의 대비가 강하지 않은 제품이 대부분이라 밋밋한 느낌이 들기 마련이지만 RRL은 실망시키지 않는다. 관련 업계 종사자가 아니여서 잘은 모르겠지만 왜 이렇게 휘스커링과 허니콤의 대비가 잘 나온 데님은 저가에 없는지 궁금하다. 


Slim Fit

RRL 중 2번째로 슬림한 제품. 스키니는 아니고 말 그대로 슬림 스트레이트다. 딱 맞는 허벅지와 그대로 쫙 뻗는 실루엣. 대부분 그리고 엉덩이에 자수가 없다. 


Belridge Wash | Slim FIt

Western 영화에 나오는 빨간색의 사막을 본 적이 있는가? 그런 사막에서 한 바탕 구른듯한 색감이 매력적이다. 어떻게 그렇게 매번 새로운 워싱을 내는지도 신기할 따름..또한 이러한 페이딩은 정말 오래된 청바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데 이를 구현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할 따름. 

사진은 오래 착용해 페이딩이 장시간 진행된 Warehouse의 Lot 1001XX

Henderson Wash(East-West) | Slim FIt

Double RL East-West Henderson Wash - Slim FIt

East-West는 RRL의 청바지 중 최상위 라인으로 안 그래도 비싼데 더 비싸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데님들보다 좀 더 질감이나 대비가 뚜렷하다. 특히 휘스커링과 허니콤 부분은 정말 잘 빠졌다. 실제로 질감이 다른 데님들과 좀 다르다. 매트하고 촉촉한 느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제품 중 하나.


Low Straight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실루엣. 허벅지는 살짝 여유롭고 슬림핏과 스트레이트 중간 느낌으로 쫙 뻗는다. 부츠와 입었을 때 특히 잘 어울리는 듯. 엉덩이에 대부분 뾰족한 무한대 문양이 있다. 


Black | Low Straight

기교가 들어가지 않은 데님. 오직 원단과 핏으로만 승부한다. 그리고 당연히 셀비지. 자세히 보면 일반 블랙진과 좀 원담감이 다르다. 생로랑의 블랙진같이 시크한 느낌이 아니라 좀 미국 맛이 있다. 전편에서도 말했지만 작은 것이 큰 차이를 만든다. 이 제품처럼 어떤 원단을 쓰냐에 따라서 전체적인 느낌이 달라지기도 한다.

Black Wash | Low Straight

앞에 데님에서 워싱이 들어간 버전. 데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맘에 드는 흑청 참 찾기 어렵다... 진한 그레이에 대비가 되는 휘스커링과 데미지 디테일. 항상 느끼지만 RRL은 휘스커링의 대비와 허니콤의 대비가 정말 에술인 것 같다. 롤업 시 빨간 셀비지 라인도 특징

Tuscon Wash | Low Straight

중청에 약간의 사막에서 구른 듯한 색감이 조금 가미가 되었다. 무릎 쪽은 커스텀으로 원래 저렇게 막혀있지는 않았다. 중청 바지를 사서 모래 바닥에 엄청 문지르면 이런 색감의 바지가 나올 것 같다. 

One Wash | Low Straight

아마 RRL은 처음으로 입문한다면 이 데님으로 입문을 할 것이다. 기본에 충실한 제품. 하지만 핏 때문이 아니라면 다른 대체제도 많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더블알엘 청바지를 사는 이유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워싱감이 크다고 생각을 한다. 로우 스트레이트 핏이 정말 잘 맞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구매할 필요까지는 없는 제품.(다른 브랜드에 비해서 많이 비싸다. 많이...)

Yosemite Wash(East-West) | Low Straight

이 제품 또한 East West. 테네시산 면화를 사용해 오카야마에서 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원단에서 요철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East-West 제품은 허리 택이 가죽이다. 다른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좀 더 원단의 질감과 워싱의 대비가 도드러지는 듯.


R64 | Waist Overalls

일반 라인은 아니고 Waist Overalls이라고 복각에 중점을 둔 라인. 신치백과 버튼 또한 다르다. 서부 혁명 때 공장 노동자가 입었을 법한 색감이 매력적이다. 구리 리벳과 녹물을 머금은 듯한 워싱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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