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과 돌

미리암과 사미르의 멈춘 손

by 영업의신조이

4화.

천막의 그릇, 첫 허기

_ 젖은 천의 냄새와 마른 빵의 숨



팔레스타인 마을의 아침은 언제나 빛보다 먼저 냄새가 들어왔다.


밤새 식지 않은 천막 안의 공기에는 새벽이슬에 젖은 천과 화로의 먼지 냄새가 함께 엉겨 붙어 낮게 가라앉아 있었고, 바람이 천막을 스칠 때마다 그 냄새는 잠깐 뒤집혔다가 다시 천천히 내려앉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것은 오래된 담요를 입에 물고 있는 것처럼 텁텁한 냄새였지만, 너무 오래 맡아 온 냄새라 이제는 오래된 집의 냄새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사미르는 그 냄새 속에서 조용히 눈을 떴다.

빛은 아직 완전히 들어오지 않았고, 천막의 틈 사이로 스며든 아침빛이 바닥의 모래 위에 희미한 그림자 자국을 그리고 있었다. 그 선은 가늘고 약해서 금방 사라질 것 같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오래 눈에 들어왔다.

사미르는 몸을 조금 일으켰다. 밤새 굳어 있던 등이 천천히 펴지면서 뼈 사이에서 아주 작은 소리가 났다. 옆에서는 어린 여동생이 아직 잠들어 있었다. 어린아이의 숨은 얕고 고르게 이어지고 있었고, 깊이 잠든 아이들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조용한 리듬이 천막 안을 잠잠히 채우고 있었다.


사미르는 잠시 그 숨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숨이라는 것은 작고 약해서 금방 끊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아이의 잠든 숨은 이상하리만큼 꿋꿋하게 이어져 갔다. 바깥이 어떻게 흔들리든 아직 자기 세계를 놓지 않으려는 작은 생명처럼 보였다.


그는 천막 한쪽에 놓여 있던 작은 천 조각을 들어 올렸다. 그 안에는 빵이 있었다. 이미 오래전에 수분을 잃어 단단해진 마른 빵이었다. 손으로 만지면 표면은 거칠었고, 손가락 사이에서는 작은 부스러기가 떨어져 모래 위로 흩어졌다. 빵에서는 거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마른 밀가루의 희미한 향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갓 구웠을 때의 온기나 부풀어 오르던 기척은 이미 오래전 사라지고, 이제는 손바닥 위에 놓였을 때조차 약간의 돌처럼 느껴지는 가벼운 무게만 남아 있었다. 그러나 사미르는 그것을 맛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사미르는 빵을 곧바로 입에 넣지 않았다.

대신 그것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잠시 바라보았다. 사미르에게 빵은 언제나 맛이 아니라 수였다. 몇 조각이 남아 있는지, 몇 조각을 지금 먹어야 하는지, 그리고 몇 조각을 밤까지 남겨 둬야 하는지. 사미르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곳에서 하루의 길이는 시계가 아니라 빵의 수로 정해진다는 것을.


빵이 조금 넉넉하면 하루는 조금 빠르게 흘렀다.

마음이 잠깐 여유롭고 느슨해졌기 때문이다. 여유가 있는 순간엔 다른 꿈을 꾸곤 했다. 그들의 달콤한 꿈들은 재밌는 상상을 불러왔고, 그 재밌는 생각들이 시간을 조금 앞당겨 흐르게 했다.

그러나 빵이 적으면 하루는 이상하게도 늘어지듯 힘들고 더디게만 흘렀다. 허기는 몸 안에서 언제나 시간을 기다리고 급하게 쫓아갔기 때문이다. 그때의 하루는 아침과 저녁 사이의 누구나 느끼는 시간의 간극이 아니라, 다음 조각을 언제 먹어야 하는지를 계산하며 버텨야 하는 기나긴 기다림이 되었다. 어떤 사람에게 하루는 해의 높이로 움직였고, 어떤 사람에게는 기도의 시간으로 나뉘었겠지만, 사미르와 어린 여동생의 아침은 손바닥 위에서 셀 수 있는 조각들만큼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사미르는 빵을 천천히 부러뜨렸다.

마른 빵이 갈라지며 딱, 하고 작은 소리를 냈다. 그 소리는 천막 안의 고요한 공기 속에서 잠깐 떠 있다가 사라졌다. 그는 부러진 조각들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다시 바라보았다. 그 조각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사미르에게는 이상하게도 무게가 있어 보였다. 그것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오늘 하루의 길이를 결정하는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부서진 가장자리 하나, 손가락에 묻는 가루 하나까지도 허술하게 흘릴 수 없는 종류의 무게였다.


사미르는 잠시 여동생을 바라보았다.

아이의 머리카락이 얼굴 위에 조금 흩어져 있었고, 입술은 약간 말라 있었다. 아이의 입술이 그렇게 말라 있을 때는 대개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밤에 물을 충분히 마시지 못했거나, 아니면 밤새 배를 곯아 허기가 차올랐을 때였다. 사미르는 아무 말 없이 빵 조각 하나를 내려놓았다. 그것은 여동생의 몫이었다. 손을 떼고 나서도 그는 그 조각을 잠깐 더 바라보았다. 작고 마른 덩어리 하나였지만, 누군가의 아침을 조금 덜 비게 만들 수 있는 것이었다.


그는 남은 빵 조각을 다시 세어 나갔다.

손바닥 위에 놓인 작은 조각들이 천천히 줄어들고 있었다. 그는 그중 하나를 입에 넣었다. 빵은 입안에서 바로 부서졌고, 침이 부족해 쉽게 삼켜지지 않았다. 사미르는 잠시 그것을 혀 위에 올려 두었다가 천천히 씹었다.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대신 모래처럼 건조한 감각이 입안을 채웠다. 턱은 움직였지만, 몸은 그것을 먹는 행위라기보다 견디는 행위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빵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동안, 그는 마치 자기 안의 빈 곳도 함께 조금씩 갈려 내려가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사미르는 그 속도조차 최대한 늦추려고, 입안에 오래 남기려고 거듭 애썼다. 입안에서 빵이라는 식감을 느끼는 날이 그리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천막 밖에서는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지나갔다. 모래가 밟히는 소리는 언제나 부드러웠고, 그 소리는 잠깐 천막 근처에 머물렀다가 다시 멀어졌다. 바람이 한 번 더 불어 천막을 흔들었다. 천막의 천은 잠깐 숨을 쉬는 것처럼 부풀었다가 다시 가라앉았다. 그 움직임은 살아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너무 얇고 연약해서 바람의 방향 하나에도 쉽게 흔들리는 것이었다. 사미르는 그 떨림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다시 손 위의 빵으로 시선을 옮겼다. 어떤 날에는 세상이 아주 큰 문제들로 가득한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아침에는 세계 전체가 손바닥 위의 몇 조각 안으로 줄어들어 오기도 한다. 그 아침이 바로 그런 아침이었다. 누군가가 저 얇은 천을 젖히고 들어오는 아침이면, 가족의 허기는 언제나 그 자리를 더 크게 만들곤 했었다. 천막의 천은 흔들렸지만 집 안으로 들어오는 이는 없어, 사미르는 그 사실이 너무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조금 시간이 지났을까.

어린 여동생이 몸을 오빠 사미르 쪽으로 조금 뒤척였다. 아이는 오빠의 눈을 아무런 말 없이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사미르는 자신의 빵 조각을 천천히 동생의 그릇 위에 내려놓았다. 동생의 그릇은 작았고, 가장자리에는 가느다란 금이 나 있었다. 그 금은 처음에는 거의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한 번 생긴 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릇의 모든 모양을 조금씩 다르게 보이게 만든다. 그 가느다란 금이 오늘따라 오빠에게 더 크게 보였다. 그 조그만 그릇 안에는 한 가족의 하루가 들어 있었다. 그릇은 비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그 작은 빵 조각 하나와 물 한 모금, 남겨 둔 마음 한 조각까지 함께 담고 있었다.


그때 천막의 어두운 쪽에서 숨이 한 번 깊게 움직였다. 사미르는 고개를 들었다. 밤새 누워 있던 아버지의 몸이 조금 움직이며 모래 위에서 낮은 소리를 냈다. 그의 가슴이 천천히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갔다. 잠에서 완전히 깨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몸이 먼저 현실로 돌아오는 듯했다. 잠시 후 그의 눈이 천천히 열렸다. 그 눈빛은 아직 잠의 안쪽을 다 벗어나지 못한 사람의 것이었지만, 동시에 하루의 무게를 가장 먼저 떠맡아야 하는 사람의 것이기도 했다.

아버지의 시선은 천막 안을 조용히 훑었다. 여동생의 자리와, 그릇 위에 놓인 빵 조각들, 그리고 그 앞에 앉아 있던 사미르에게 잠시 멈추었다.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미르는 알 수 있었다. 아버지는 이미 빵의 조각 수를 세고 있었다.


하지만 며칠째 아버지의 입으로 들어간 빵은 어디에도 충분한 몫으로 자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는 남은 빵의 수만큼 오늘 가족의 하루의 무게를 짊어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아버지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으셨지만, 그 침묵은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더 분명했다. 어떤 집에서는 아버지가 아침마다 오늘의 일을 계획했을 것이다.


어떤 집에서는 날씨를 먼저 보았을 것이고, 어떤 집에서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웃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천막 안에서 아버지의 첫 시선은 빵의 수를 향했다. 그것은 비참한 장면이었지만, 동시에 이상하리만큼 엄숙했다. 한 사람의 하루가 아니라 한 가족의 생존이 그 침묵 속에서 계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천막 밖에서는 아침빛이 조금 더 넓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천막 안의 하루는 아직 빵의 조각 수만큼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사미르는, 그 움직임의 속도를 너무 어린 나이에 이미 알고 있는 얼굴로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팔레스타인의 아침 식사 by 영업의신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