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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SMO Jan 06. 2022

독자로서의 작가


요즘 읽고 있는 박민영 작가의 『글을 쓰면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에 나오는 제목이자 글귀다. '읽는다'는 것과 '쓴다'는 것의 관계에 대해 내 생각을 감히 끄적여 본다.


글은 자신의 내면, 정신을 가장 잘 드러내는 방법이다. 니체의 말대로 독서를 하면 시간과 공간 한계를 넘어 그 책을 저술한 저자의 정신, 영혼을 거닐 수 있다. 반대로 내가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영혼의 소리를 종이 위에 남기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나의 내면을 남긴다는 것은 인간이라는 종, 호모 사피엔스의 원초적인 본능이다. 글이 없던 시절에도 동굴에 벽화를 남기는 것을 보라, 그 벽화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특별한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림을 그린 선조들의 정신, 영혼을 간접적 느끼는 것에서 묘한 역사적 감흥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영혼을 밖으로 표출해 보여주는 것. 인간에게 너무나 중요한 본능이다. 그래서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행복하고 고마운 상황에 있는 것이다.


 읽기는  목적을 글쓰기로   가장 효과적이다. 시간이 남아서, 유행하는 책이 호기심에서, 궁금한 부분을 해결하려고  책을 읽게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읽기의 목적을 서평이나 독후감(학창 시절 숙제와는 다른 의미)처럼 능동적인 활동을 목적으로 하게 되면 그것이 바로 ‘의미의 창조라고   있다.  읽기와 글쓰기가 이처럼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순환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읽기는 글쓰기로 완성되며, 글쓰기는  다른 책을 읽어나가는 자양분이 된다.


지식은 복리로 쌓인다. 즉 아는 것이 많을수록 궁금한 것이 더 많아진다. 책을 통해 배경지식을 넓혀가고 이를 활용한 글감으로 자신만의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다시 글을 쓰면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되면 이는 또 다른 책을 찾아 탐독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독서와 글쓰기는 이러한 선순환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완벽한 도구이다.  알수록 모르는 게 많아진다는 것의 의미는 바로 이런 선순환 구조를 제대로 파악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깊이 있는 독서(메모, 정리)가 곧 작가수업이다. 독서를 깊이 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에 하나는 자신의 생각을 어딘가에 기록하면서 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메모가 모여 또 다른 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자연스럽게 책의 내용을 온전히 그리고 오랫동안 기억하는 효과는 물론, 다음에 쓸 글의 재료도 얻게 되는 이중의 효과가 있다. 일거양득의 전범, 모범이다! 무엇인가 모르던 것을 배움으로써 작가의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읽고, 생각을 적고, 나름의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작가수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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