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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선생 Feb 16. 2024

1일1식이라 아무거나 먹는다고?

내게 맞는 건강한 연료 찾기!

'1일 1식'을 검색해 본 적이 있는데 그 내용들을 보고 정말 놀란 적이 있다. 식생활 개선을 하고 건강한 삶이 목적이 아닌 단기간에 체중감량을 목적으로 하는 글들이 대다수다. 특히 가장 놀라운 것은 한 끼를 먹는다고 정말 '아무거나' 먹어도 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정말 아무거나 먹었다가는 일단 '식욕조절'에 100% 실패하여 며칠 하지도 못하고 끝나버리거나, 단기간 1일 1식을 해서 체중감량을 했더라도 100% 요요를 경험하게 되어 있다. 1일 1식은 내 몸과 싸우는 일이 아니다. 내 몸을 잘 이해하며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아무거나 먹어서는
1일 1식을 건강하게 지속하기 어렵다.


꼭 1일 1식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정제당과 밀가루와 가공된 탄수화물 식품들 그리고 술을 제한하는 것이 건강에 이로울 것이다. 특히 이것들을 제한하지 않고 1일 1식을 하면 필연적 실패를 불러오며 건강상의 이득을 볼 수 없다.


 체중은 아주 단편적인 내 건강의 바로미터일 뿐 내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 건강을 잃었다면 우선 내 몸에 집중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리고 공부가 되었든 일이 되었든 건강을 챙기는 것이 되었든 지금 변화를 꾀하고 있다면 내게 이득이 되는 무엇인가를 더 하기 전에 우선 이롭지 못한 것을 멈추거나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나쁜 습관들을 멈추고 버리기만 해도 많은 부분들이 개선된다. 평소 식단을 크게 바꾸는 대신에 먹지 말아야 할 것들을 먹지 않는 것만으로 건강상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었다.


오늘의 한 끼- 무수분 토마토 카레

오늘의 한 끼는 물을 전혀 넣지 않는 토마토 카레다. 밥솥에 주먹만 한 양파 4개와 비슷한 크기의 토마토가 3개의 비율로, 거기에 작은 당근 하나와 닭다리살 800그램과 병아리콩을 듬뿍 넣고 고형카레 8조각을 넣은 다음 전기 압력밥솥에서 고압찜모드로 60분만 가열하면 끝! 더 부드러운 카레를 먹고 싶다면 우유를 반컵 정도 넣고 보글보글 끓이면 된다. 10인용 밥솥을 기준으로 최적의 카레 맛을 찾기 위해 여러 번 시도한 끝에 완성한 카레다.


 맛도 맛이지만 이 카레를 자주 해 먹는 이유는 먹고 난 후에 속이 매우 편하고 식곤증도 없을 뿐 아니라 음식이 내 몸에 스며든다는 느낌을 받는다. 온몸에 에너지가 충만해서 하루 종일 기분 좋게 지낸다.  


1일 1식 전에는 먹고 싶을 때 언제든 먹고, 입이 원하는 음식들 위주로 먹었다. 그러다 보니 탄수화물 위주 식사가 80%에 그중 밀가루로 만든 음식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하루 한 끼나 간식으로 꼭 밀가루 음식을 먹어왔다.


음식을 먹고 난 후에는 참을 수 없는 식곤증이 심하게 몰려왔고 오히려 지나치게 피곤했다. 밥을 먹고 난 후에 식곤증이 유달리 심한 편이어서 눈이 저절로 감기는 것은 물론 바람 빠진 풍선 인형처럼 몸에 힘이 쫙 빠지는 느낌이었다. 특히 볶음밥이나 라면, 비빔면, 칼국수와 떡볶이처럼 거의 탄수화물로만 이루어진 식사를 했을 때 심했다.


그중 떡볶이는 온 가족이 다 좋아하는 음식이라 자주 만들다 보니 냉동실에 밀떡을 얼려 두어 언제든 만들어 먹을 수 있게 해 두었었다. 나름 건강하게 떡볶이를 먹을 수 있게 육수도 정성 들여 내어 만들어낸 떡볶이는 '팔아도 되겠다는' 칭찬을 받을 만큼 최상의 맛을 찾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떡볶이를 정말 맛있게 먹고 난 후 몸의 반응이 너무도 불쾌했다. 단순히 졸리다는 느낌이 아니라 떡볶이를 먹고 난 후에 힘이 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에너지가 방전되는 경험을 자주 했다. 하지만 그때는 몸이 어떤 반응을 하느냐보다는 그저  입이 즐기는 것을 찾던 시절이니 잠깐 눈을 붙이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하면서 무심하게 넘기며 살았다.


생각해 보니 떡볶이, 고추장, 설탕과 간장이 주요 재료인데, 사실 설탕의 양이 어마어마 들어간다. 그래야 익숙한 떡볶이의 맛이 나기 때문에 설탕이 정말 많이 들어가게 된다. 그러다 보니 떡볶이의 주요 영양성분은 탄탄탄이 될 수밖에 없다. 거기에 라면 사리까지 더해지면! 탄탄탄탄의 끝판왕인 음식이 된다. 계란이나 어묵이 들어가긴 하지만 그 비중이 그리 높지 않고, 어묵 또한 탄수화물 비중이 높은 가공식품이다.


그제야 떡볶이를 맛있게 먹고 난 후 느껴졌던 그 불쾌감의 정체가 혈당 스파이크란 것을 알게 되었고, 과다한 인슐린 분비로 인해 내가 먹은 떡볶이는 에너지로 제대로 쓰이지 못한 채 체내 지방으로 저장될 뿐 입만 즐거운 식사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나물 비빔밥
콩나물 굴밥과 돼지고기 순두부
청국장과 당근김밥/소고기김밥


나물 비빔밥, 콩나물 굴밥과 다양한 식재료를 넣은 김밥은 1일 1식으로 가장 자주 먹는 음식들이다. 밥은 귀리나 몇 가지 콩들을 번갈아 넣어 단백질 섭취를 늘려 속을 든든하게 하고 다양한 채소들과 고기들이 적절하게 어울리는 음식들이다. 거기에 순두부찌개와 청국장과 시래기 소고기 된장국 등을 곁들여 먹는다.


여러 음식들을 먹어보면서 입맛에도 맞고 무엇보다 먹었을 때 식곤증이 없어 몸이 늘어지지 않는 음식들을 찾았다. 물론 예전에도 먹었던 음식들이었지만 아무 생각 없이 먹었고, 하루 여러 끼를 먹었을 때는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에너지가 생기는지 기운이 없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한 끼만 먹다 보니 음식에 대한 내 몸의 반응을 관찰하기 쉬워 '내 몸에 맞는 음식'을 찾아낼 수 있었다.


미나리 오일 파스타와 브리치즈 파스타


1일 1식을 하면서 설탕, 밀가루, 나쁜 기름과 튀긴 음식(과자와 빵포함)과 술을 제한하고 있지만 전혀 안 먹는 것은 아니다. 설탕은 대체제로, 나쁜 기름은 냉압착 올리브유와 아보카도유와 라드유로 바꾸고, 튀긴 음식 들은 거의 먹지 않지만 어쩌다 아주 가끔씩 먹는다. 그리고 1일 1식 전에 가장 많이 먹고 있었던 밀가루는 거의 끊고 한 달에 딱 한번 통밀파스타를 이용한 오일파스타만 먹고 있다.


특히 미나리와 마늘을 넣은 오일 파스타나 마늘과 바질, 브리치즈와 토마토를 넣은 브리치즈 파스타는 일부러 한 달에 한 번은 꼭 먹는 음식이다. 이 두 가지 파스타는 좋은 올리브 오일을 듬뿍 사용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먹었을 때 기분 좋은 것은 물론이고 먹고 난 후 속의 불편함도 없고 에너지가 차오르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브리치즈 파스타는 오일 가열하지 않고 만드는 음식이라 그런지 나에게 특히 좋은 에너지를 준다. 그래서 밀가루 중에 유일하게 허용하며 좋아하는 음식이다.  


 파스타가 체중 감량에 유리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단백질 함량이 높다. 파스타면의 주재료가 ‘듀럼밀 세몰리나’여서다. 듀럼밀은 고온에 강해 가뭄에도 지장을 받지 않는 밀의 종으로 다른 곡식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높다. 쌀의 단백질 함량이 6~8%라면 듀럼밀은 13~16%다. 단백질은 열량 대비 포만감이 크기 때문에 다이어트의 열쇠로 통한다.

또 듀럼밀은 소화 과정에서 천천히 분해된다. 가루를 내어도 입자가 거칠기 때문이다. 듀럼밀이 원료인 파스타면도 체내에서 느리게 흡수돼 혈당을 서서히 높인다. 이러한 이유로 듀럼밀의 혈당 지수는 40~55 정도로 낮다. 오래 소화되기 때문에 식후 활동을 한다면 지방으로 축적되기 전에 포도당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실제 파스타 섭취가 체중 증가와 관련된 질환들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브라운대 연구팀이 50~79세 여성 8만 5000여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일주일에 3번 이상 파스타를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낮았다. 또 평상시 먹는 탄수화물을 파스타로 대체할 경우 2형 당뇨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파스타면이 빵이나 감자보다 식후 혈당 수치에 더 좋다고 결론지었다.

<2023년 1월 헬스조선 기사 중 일부>


특히 가열하지 않은 브리치즈 파스타를 먹고 난 후 내 몸의 반응이 신기해서 파스타면에 대해 검색해 보다가 찾은 신문 기사 내용이다. 저 내용을 읽고 나서 내가 느낀 몸의 반응에 대해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자주 먹지는 않는다. 파스타도 밀가루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한 달에 1번이나 많게는 2번 정도 먹는 게 딱 좋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무작정 입이 당기는 것을 먹기보다 내 몸에 맞는 연료가 되어 줄 음식들을 하나씩 찾아가는 중이다. 설탕. 밀가루. 나쁜 기름과 튀김을 제한해도 먹을 것들은 여전히 많다. 오히려 음식을 제한하여 먹는 것이 더 편할 때도 있다. 특히 밖에 나가기만 하면 먹을 것들이 널려 있는 환경에서 먹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제외하면 고르기가 더 쉽다. 선택할 것이 많지 않아 고민하지 않아서 좋다. 그것은 식사 준비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지금껏 다양한 음식들을 너무 많이 먹어왔고, 오히려 그래서 탈이 났다. 많은 선택지가 있다고 해서, 더 많은 다양한 음식들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더 큰 만족을 얻는 것은 아니다. 젊음을 추앙하는 시대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들어서 좋은 점이 있다면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들의 구분이 어리고 젊은 시절보다는 쉬워진다는 것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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