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선생 Feb 23. 2024

40시간 이상 단식도 합니다.

단식은 치유의 과정!

나는 1일1식 말고도 주기적으로 2주에 1회씩 40-48시간 단식을 하고 있다. 이번처럼 저녁에 가족들끼리 외식을 하거나 지인들과 저녁 약속이 있을때는 2끼를 실컷 즐겁게 먹는다. 그리고 할 수 있는 만큼 길게 단식을 시도해보는 것이다. 주로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2끼를 먹거나 주말에 뷔페를 다녀 온 후에 단식을 한다. 그때는 설.밀.나.튀에 해당하는 음식들도 먹되 최대한 나중에 맛을 보고 싶은 유혹과 욕구를 잠재우기 위해 최소한으로 먹는다. 그것들의 제외해도 먹을 것은 언제나 많다. 그리고 그것으로도 이제 충분하다.  


이번 주 금요일은 저녁을 먹으면서 여유있게 보내고 싶었다. 마침 며칠 전부터 딸 아이가 마라탕을 먹고 싶다고 노래를 해서 일을 일찍 마치고 예전에 한번 갔던 식당을 찾았다. 마라탕은 확실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매뉴인 듯 했다. 중고등학생들이 가장 많았고 가족들도 꽤 있었는데 우리처럼 아이들이 먹고 싶다고 온 것처럼 보였다. 한창 마라탕 열풍이 불었을때도 그닥 끌리지 않았던 메뉴지만 아들과 딸이 먹고 싶다는 성화에 이번이 두번째 방문한 것이다. 난 이걸 먹을바에는 샤브샤브가 낫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이들이 마라탕이 맛있다는데....


나랑 남편은 1단계 신라면의 매운맛을 골랐고, 아들과 딸은 3단계 맛을 골랐다. 한때는 나도 매운 것을 좋아하고 잘 먹었는데 요즘은 영~ 날카롭게 매운것에 흥미가 없어졌다. 국물이나 양념이 칼칼한 정도의 매운맛이 좋고 점점 단백하고 싱거운 맛이 좋아진다.  내 입맛에 1단계는 신라면보다도 맵지는 않았는데 마라탕은 기분 좋은 매운 맛이 아니라 '뒷통수치는 찝찝함'을 느끼게 한다. 한국의 매운 맛처럼 처음부터 화끈하게 확 쏘고 혀가 얼얼해지는 게 아니라, 먹을때는 아무렇지 않다가 슬슬 매워지는 느낌인데, 그게 또 매운 맛도 아닌 희안한 애매한 아린 맛이 난다고 하는게 정확하다.이번 마라탕은 비엔나 소시지를 빼고, 야채랑 고기랑 옥수수면을 섞어서 만들어서 그런지 국물 맛이 나쁘지는 않았다.


여튼 새끼들이 밥먹는것만 봐도 배부르다는 말이 맞는지 아이들이 매운 국물에 밥까지 말아서 먹는 것을 보니 흐뭇했다. 어차피 나에게 이번 저녁 식사는 보너스였다. 아이들과 공통된 관심사를 가지고 도란도란 시간을 보내는 게 목적이었으니 그걸로 된 것이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저녁달이 맑게 뜬 하늘을 보면서 나만해진 딸의 손을 잡고 나보다 키가 훌쩍 큰 아들의 팔짱을 끼고 걷는 그 시간이 나를 더 배부르게 했다. 우리에게 밥을 함께 먹는다는 행위는 '배고픔을 해결'하는 본능적인 이유 말고도 그 이상으로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늘 한다.


오늘의 한끼- 소금과 물 그리고 허브차(페퍼민트)


오늘의 한끼는 소금 반티스푼을 넣은 따듯한 소금차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허브차인 페퍼민트다. 단식을 할때 소금차는 전해질 부족현상 막아주기에 전문가들이 꼭 먹으라고 권하며 배고픔을 가라앉히는데 효과가 있다.  허브차는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어 공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한다. 이번 단식은 금요일 7시에 저녁식사를 마치고 일요일 오전 12시에 첫끼를 먹었으니 대략 41시간 단식을 했다.


주로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가족들이나 지인들과의 약속으로 저녁을 먹고 하루 2끼를 먹었을때 단식을 하거나, 뷔페를 가서 폭식데이를 갖은 다음 날 단식을 한다. 금요일 저녁에 시작했으면 일요일 오전까지, 토요일 한끼를 과식이나 폭식을 했을 경우에 월요일 오전12시까지 단식을 했다. 그래서 짧게는 36시간 이상, 길게는 48시간 단식을 한다. 그렇게 단식을 끝내고 나면 기분도 몸도 더 가벼워지고 정체되었던 몸무게도 빠진다. 그리고 빠졌던 몸무게는 1일1식을 하면서 요요없이 잘 유지하고 있다.


<<환자 혁명>>이라는 책을 쓰고 현재 미국에서 기능의학 전문의로 활동하면서 한국인들을 위한 유튜브 채널<닥터조의 건강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는 이분은 단식의 여러 효능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분은 단식은 굶는것이 아니라 몸을 치유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안에서 단식시간을 늘려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시간을 골라 매일 또는 주기적으로  평생해보라고 권한다. 그리고 올바르게 단식을 하는 방법과 단식을 끝내는 방법들을 의학적 근거를 가지고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래서 7개월 남짓 1일1식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월2회 36-48시간 단식을 병행해왔다. 1일1식도 모자라 그 이상 단식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할 것이다. 1일1식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단식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은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단식이 건강에 이롭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근거들을 찾아가며 더 뚜렷하게 알게 된 사실은 현대의 우리들은 '지나치게 자주, 지나치게 많이' 먹어서 병이 생기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1일1식을 하면 자동으로 23대 1로 공복 시간이 길어져 24시간 단식을 매일 하는 셈이다. 생각해보니 나는 어릴 피부 알러지가심했었다. 그러다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졌다가 4년전 갑자기 피부발진이 다시 생겼고 정도가 심해졌다가 약해졌다를 반복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1일1식을 하면서 피부발진이 없어졌는데, 아토피나 알러지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었는데 자연스럽게 24시간 단식으로 치유가 된것이다.


또한 1일1식을 하면서 번아웃으로 인한 무기력증과 우울증이 없어졌다. 1일1식을 하기 전후 내가 살면서 받게 되는 다양한 자극과 스트레스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단지 내 몸이, 내 마음이 변했을뿐이다. 그래서 그 자극과 스트레스에 잘 대응하고 빠르게 회복하게 되었다.


식사를 한다는 것은 하루하루 잘 살아가기 위해 내 몸에 좋은 연료를 넣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불가피한 여러 이유들로 '쾌락이나 스트레스 해소 또는 친목'을 이유로 음식을 먹어댄다. 먹어댄다고 표현하는 이유는 언제가부터 우리는 식사를 하는 진짜 이유를 잊은 채 탐욕적으로 음식을 대하고 있기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나를 위해 먹은 음식이 나를 해치기에 이르게 되었다.


밥에 대한 집착이 유별난 나라다. 식민지와 전쟁을 겪은 사람들은 매 끼니를 걱정해야할 만큼 지독히 가난해서 '식사하셨어요?' '밥 먹었니?'라는 말로 상대의 안부를 묻는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도 나라도 아니지 않은가.  


이제는 오히려 조금 덜 먹어도
괜찮지 않을까?
이전 11화 1일1식이라 아무거나 먹는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